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숨막히는 순간

제11보(169∼186)


여전히 승부는 짙은 안개에 가려 있다. 검토실의 어느누구도 승패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국 당사자인 이세돌과 최철한도 마찬가지였다. 최철한이 흑79로 호구쳤을 때 이세돌은 3분을 망설였다. 한 수 지키기는 지켜야 하는데 그 방법이 문제였다. 85의 자리에 지키면 안전하긴 한데 지극히 미세한 형편에 그렇게 물러서도 괜찮을지 얼른 판단이 되지 않았다. 망설이던 그는 실전보의 백80으로 받았다. “뒷맛이 안 좋은 응수야. 부작용이 있을 거야.”(윤준상)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던 87트리오가 곧 수를 찾아냈다. 흑81 이하 86은 절대수순이고 이때 참고도1의 흑1로 침입하는 결정구가 있었던 것이다. 백2의 후퇴는 절대. 흑은 3에서 5까지를 선수로 두고 나서 중앙을 흑7 이하 9로 정리하는 수순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것으로 흑이 1집반을 이긴다는 계산이 나왔다. 애초에 백80으로는 참고도2의 백1에 지키는 것이 정수였다. 그것이면 흑은 참고도2의 흑2 이하 12까지로 끝내기를 하는 도리밖에 없는데 그 코스면 백이 최소한 반집은 확실히 이기는 바둑이었다. “철한이형이 이 수를 찾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홍성지) “찾아낼 거야. 별로 어려운 수가 아니잖아.”(윤준상) 그런데 최철한은 이 수를 찾아내지 못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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