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

30일 개봉할 국내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은 지난해 인터넷의 화두였던 `얼짱 신드롬`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대학가 패스트푸드 점의 한 아르바이트 생이 `동네 얼짱`으로 떠올랐다가 급기야 스타가 된 실제 사연을 각색했다. 한 재수학원 앞 패스트푸드 점에 `눈에 확 띄는` 미모를 지닌 소녀 효진(김정화 분)이 나타난다. 주변의 열혈청춘들은 아르바이트 생인 그녀를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햄버거로 점심을 때우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래. `배탈`과 `청심환 과용`으로 인해 삼수생의 길을 걷던 고봉(공유 분)도 이 대열에 합류한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고봉은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디카`(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얼짱 사이트`에 올리는 것을 생의 낙으로 삼는다. 효진의 `얼굴`은 예상대로 기존 `얼짱`들을 무력화시키며 `짱`으로 떠오른다. 뿐인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효진은 `그녀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칭호를 받아 `간첩 언니`가 되고만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20대 초반의 앳된 그녀가 실제로도 남파 간첩이었다는 점. `피라미드 조직`에 빠진 고정 간첩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내려온 그녀는 `간첩이다!`는 말을 매일처럼 듣다 못해 사이트 폐쇄를 목표로 고봉에게 접근한다. 젊은 배우 김정화와 공유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그녀를…`은 10~20대 인터넷 세대의 감성과 생활상을 가볍고 코믹한 분위기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올해 유행인 `인터넷 소설 영화화`와도 어느 정도 움직임을 같이한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웃음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나 `동갑내기 과외하기`, 혹은 동 시기 이후 방영된 TV드라마 등에서 숱하게 반복됐던 것으로 그 자체만으로 관객의 눈길을 받기엔 이젠 다소 힘겹지 않나 싶다. 효진을 괴롭히는 선임 아르바이트생 역은 이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으로 연예계에까지 진출한 남상미가 맡았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스타를 발굴하고 직접 키워내는 `힘`이 된 지난해의 현상은 `외모 지상주의`를 차치하더라도 십분 곱씹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하지만 감각적인 전개에 치중한 영화 속에서 이러한 느낌에 할애한 공간을 찾는 일은 다소 무리수로 보인다. <김희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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