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무한경쟁시대의 기업/김광명 현대건설 사장·해외담당(경영자칼럼)

○세계 최고만이 생존인간이 자연의 일원이 되어 있었던 원시 채집사회에서는 부가 이뤄지지 않았고 또한 문명도 형성되지 않았다. 그저 먹고 살고 종족을 보존해 내려오는 것이 삶의 전부였던 그 시절에는 인간도 여러 종류의 동물중 하나에 불과했으니까. 그러다가 먹을 것이 곡간에 넉넉히 쌓여가자, 인류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관심을 돌렸다. 곧 창조행위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늘 불완전하였다. 이는 아마도 인간의 눈이 앞면만을 볼 수있지 동시에 뒷면을 볼 수는 없는 까닭일 것이다. 더 나은 것으로의 발전을 거듭하다보니 그것은 문명이라는 바다에 당도하였다. 문명이란 무엇인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지러운 사냥터같은 이 세상에 인간이 무언가 만들어 쌓고 허물고, 또 쌓은 흔적이 아니던가. 그 흔적은 건설행위가 주축을 이룬다. 인류가 이 지구상에 출현한 이래, 영원히 멈추지 않을 역사가 곧 인간의 력사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설은 아무나 할 수 있고, 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뒷마당 돌담을 쌓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어도, 한강다리는 누구나 놓을 수 없다. 그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건설업을 해보겠다고 덤볐다가 어느날 이슬처럼 사라지는 것으로서 자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긴장의 끈을 잠시라도 끌러 놓거나, 잘못된 정보로 인해 헛다리를 짚으면 금세 추락하고 만다. 뿐만이 아니다. 한국내에서의 일등은 이제 아무 것도 아니다. ○정보 캐내야 이긴다 프로권투 국내 챔피언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세계챔피언만이 돈을 벌 수 있다. 30년 전만해도 전국체전에서 누가 어느 분야에서 금메달을 따느냐 하는 것은 꽤 관심이 있었다. 요사이는 누구나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는 사람들에게만 박수를 보낸다. 세계의 무대, 세계의 시장에 나가 경쟁에서 이기는 자만이 강자인 이 시대는 곧 해도없이 일망무제의 바다를 혼자 헤쳐 나가는 항해의 시대라고 할 수가 있다. 바다는 정해진 길이 따로 없고, 바다는 누구에게나 기회를 제공하고, 바다는 언제나 전세계와 통한다. 이런 바다가 사실은 두렵다. 바다는 눈 밝은 자에게만 길이 보이고, 바다는 혼신의 힘을 다하는 자에게만 기회를 제공하고, 바다는 기상상태를 아는 자에게만 전세계와 교통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초기부터 적극공략을 마이클 잭슨을 비난하는가. 그를 한국에 못오게 막는 이들을 우리는 비난할 수 없다. 그러나 그는 비즈니스의 측면에서 보면 팝(Pop)이라는 노래상품을 가지고 전세계를 제패한 위대한 인물이다. 전쟁이라는 상품(?)을 가지고 겨우 유럽만 제패한 나폴레옹보다 한 수 위이다. 우리는 그에게서 수를 배운다. 그는 그의 공연을 위하여 음악용 장비를 배를 용선하여 실어나를 정도로 엄청나게 가지고 다닌다. 그 덕분에 그의 노래는 실제보다 열배는 더 환상적으로 들릴 것이고, 공연 때마다 졸도하는 사람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곧 이등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두운 바다, 지도없이 항해하는 오늘날 기업의 한 항해술이다. 사람들은 오늘날의 사회를 공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이행하였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이 시대를 철기시대에서 「구석기 시대」로 옮겨 왔다고도 말한다. 정보화사회의 핵심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이고, 반도체의 주원료인 실리콘(규소)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부르기도 한다니 말이다. 어쨌거나 정보란 가만히 있는 자에게는 주어지지 않는다. 정보란 처녀의 순수성(Virginity)이기 때문이다. 순수함이란 깨어지는 데서 그 존재가치가 있다. 처녀성이 남자에 의해 건드려지지 않고 끝까지 가서 시들은 나팔꽃이 되어 툭 떨어진다면 그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기술개발이 유일 대안 따라서 정보란 누군가에게 노출되어지기 위해 생성된 것이라면, 우리가 그것을 맨 먼저 쟁취해야 하는 것이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어차피 해외공사를 크게 벌려야 할 판이라면 외국기관(발주처)이 공사를 입안할 때부터 깊숙이 개입하여 안방차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곧 미리정보를 얻는데서 오는 것이다. 이것도 불경기라는 바다를 건너가는 항해술이다. 앞으로는 사랑도 미움도 눈으로 보는 시대가 올 것이다. 컴퓨터단층촬영기(CT)와 자기공명영상(MRI)의 획기적인 발달로 인해 3백억개가 넘는 뇌의 신경세포를 일부 들여다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품질향상에서 온다. 건설시장에선 곧 기술개발에 해당된다. 오늘도 낯선 파도를 헤치며 도전해가고 있는 이들이 나름대로 해도를 잘 작성하여 늘 순풍속에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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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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