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 경기가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반기 중국 경기의 하강 우려가 줄어들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잇달아 내놓은 각종 '미니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확인되는 가운데 이머징 시장의 위기국면에서 중국이 그나마 버팀목이 돼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번지고 있다.
22일 민간 시장조사기관인 마킷과 HSBC는 8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0.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달 PMI는 1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던 지난 7월(47.7)과 전문가들의 전망치(48.2)를 모두 상회하며 4개월 만에 경기확장의 기준인 50을 넘어섰다. PMI는 50 이상이면 경기확장을, 50 미만이면 경기위축을 의미한다.
장지웨이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중국 경기가 안정됐으며 하방 리스크도 줄어들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도 "산업생산과 수출, 소매판매 실적 등의 상승세 덕분에 중국 경제가 2년여간의 둔화구조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제조업이 4개월 만에 확장세로 돌아선 것은 중국 정부의 '미니 경기부양책'이 시장에 먹혀들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중소기업에 부가가치세와 영업세를 면제하고 수출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철도 등 도시기반시설 투자규제를 완화하는 등 시장둔화를 막기 위한 각종 대책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 및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민간PMI가 예상 밖의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실제 부문 지수인 신규 주문이 50.5로 7월의 46.6에 비해 크게 오르면서 지수 회복세를 주도했다.
취홍빈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최근 실시한 미니 부양책과 기업활동 회복세로 아시아 신흥국의 불안 등 국제경제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올해 중국의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종전 전망보다 상향 수정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예상보다 높은 9.7%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도 흑자를 유지하는 등 각종 경기지표도 중국 경제의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3ㆍ4분기 GDP 성장률 은 약 7.5%다. 팅루 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GDP 성장률 전망을 비관적으로 봤던 미 월가 전문가들이 최근 중국의 경기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전망을 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의 올 3ㆍ4분기와 4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7.5~7.6%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번 PMI 상승을 미니 부양책이 주도했다는 점을 들어 경기 부양책이 지속될지 여부와 투자에 의존한 경제구조가 변화할 수 있을지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중국 정부의 미니 부양책이 급격한 경제둔화를 막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경기부양과 구조개혁의 속도조절이 뒤따르지 못할 경우 중국 경제의 하강 압력은 여전히 글로벌 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