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차 업계에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제대로 된 실속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규모와 판매 대수 1위인 BMW는 두 회사에 비해 영업이익이 작았고 심지어 순이익은 적자였다.
23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수입차 업계의 2012년 감사보고서를 비교한 결과 아우디와 폭스바겐, 벤틀리 수입사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영업이익이 523억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물량 기준 수입차 업계 부동의 1위인 BMW코리아의 성적과 대조된다. BMW코리아는 2012년 BMW 브랜드 2만8,152대, 미니(MINI) 브랜드 5,927대 등 총 3만4,079대의 자동차와 1,077대의 모터사이클을 판매해 1조7,27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54억원에 그쳤다.
반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아우디 브랜드 1만5,126대 폭스바겐 브랜드 1만8,395대, 벤틀리 135대 등 3만3,656대를 판매해 1조5,444억원의 매출을 올려 52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1위 업계인 BMW보다 적게 팔았지만 이익은 많이 남기며 실속을 챙기는 데 성공한 셈. 영업이익률 면에서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3.4%인데 비해 BMW코리아는 2%에 그쳤다.
당기순익을 비교하면 명암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당기순이익이 324억원이지만 BMW코리아는 1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BMW코리아는 특히 환차손 163억원, 선물거래 손실 624억원 등 영업외 손실이 컸다. 이는 독일 본사 방침에 따라 외환을 관리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판매량과 매출에서 두 독일계 법인에 비해 밀렸지만 재무 실적의 내용은 두 회사에 비해 오히려 더 알차다. 이 회사는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를 2만389대 판매해 413억원의 영업이익과 324억원의 당기순이익, 3.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세간에서는 "프레스티지의 최고봉이라는 체면을 유지하는데 지나치게 몰두한다"는 세간의 지적을 비웃기라도 하듯 적게 팔고도 크게 남겼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의 대당 매출이 월등히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지난해 매출을 판매 대수로 나눈 대당 평균 매출은 6,352만원으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4,589만원을 2,000만원 가까이 앞선다. BMW코리아의 경우 판매 대수에 모터사이클 1,077대가 포함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대당 평균 매출이 4,915만원으로 역시 메르세데스-벤츠에 한참 뒤진다.
이밖에 수입차 회사들 중에서도 역시 비싼 차를 파는 회사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프리미엄차인 재규어와 랜드로버 브랜드를 수입하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해 2,091억원의 매출에 2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했고 포르쉐 수입사인 스투트카르트스포츠카는 1,836억원의 매출과 152억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푸조와 시트로엥을 수입하는 한불모터스는 949억원 매출과 72억5,513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워크아웃 상태여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의문을 불러 일으킨다"는 감사의견을 받았다.
한편 3월 결산법인인 일본계를 제외한 12월 결산 수입차 법인 중 영업손실을 기록한 곳은 볼보자동차코리아(7억6,322억원)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