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상하이를 다녀왔다. 2년 만에 다시 상하이를 돌아보고 느낀 소감은 한마디로 중국이 상하이시대를 완성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하는 창장삼각주는 장쑤성ㆍ저장성 일대 쑤저우ㆍ양저주ㆍ우석ㆍ난징 등 모두 15개 도시를 어우르는 대규모 산업 벨트이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ㆍ철강ㆍ화공ㆍ기계 등의 산업이 집적돼 있어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점하고 있다. 이제 상하이는 창장삼각주의 중심지역으로서 뉴욕ㆍ디트로이트와 시카고 등 오대호 주변지역, 일본의 도쿄지역, 유럽 서북부의 파리, 영국 템즈강가의 런던 등과 같이 제조업 도시를 기반으로 삼으면서 무역ㆍ금융ㆍ물류 등 다양한 서비스 거점도시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직접 눈으로 보니 우리 한국이 먼저 주창해왔고 그토록 갈망해왔던 동북아 무역ㆍ물류ㆍ금융허브를 우리보다 더 빨리 완성해가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중국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11ㆍ5계획’에 톈진의 빈하이경제개발구를 중심으로 베이징과 톈진을 축으로 하는 환발해 경제권을 적극 개발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었다.
때문에 황푸강을 오가는 화물선 너머로 와이탄을 바라보며 상하이를 중심으로 하는 산업클러스터(광역집적화)의 파고가 우리 한국은 물론 일본ㆍ동남아까지 파급돼갈 것이라는 생각에 몹시 착잡한 심정이었다.
안으로는 외환위기를 나름대로 극복하고 세계화의 파고 속에서도 수출의 호조로 지탱해오던 우리 경제가 그 여파에 묻혀 환율하락의 어려움과 고유가의 시련을 맞고 있다. 우리 철강업계도 원자재 확보, 세계적인 철강사들의 대형화 추세, 그리고 중국산 철강수입 증대라는 결코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마침 지난주 4월28일로 충무공 탄신 461주년을 맞았다. 공께서는 진중에 있을 때 한번도 갑옷을 벗은 일이 없었다고 한다. 견내량을 경계로 대치했을 때에는 달이 밝았음에도 야습해올 적을 경계해 닻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과 같은 국란은 물론이고 외환위기와 같은 내환, 그리고 현재 우리의 모든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중국의 부상과 같은 국내외적 도전을 갑옷을 벗지 않는 심정으로 대비해야 하겠다. 우리 역사의 어느 순간인들 어려움과 도전이 없었겠는가. 어리석음이란 같은 일을 같은 방식으로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