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우리나라가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초빙하는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7일 과학기술부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러플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의 연봉이 50만달러, 우리돈으로 6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 과학기술계 연구기관장이나 대학 총장의 연봉으로는 최고액수이며 홍창선 전임 총장(현 열린우리당 의원)의 연봉(1억2,049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5배에 이른다.
과기부의 한 관계자는 "통상 미국 대학 총장의 연봉은 60만달러 수준"이라면서 "러플린 총장을 초빙하면서 연봉 50만달러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선에서 계약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취임한 러플린 총장의 연봉에는 급료ㆍ의료보험료 등이 포함돼 있으나 무료로 총장 관사에서 거주하는 점을 감안하면 주거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50만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KAIST 총장 임기는 4년이지만 러플린 총장은 2년 근무를 계약했으며 나머지 2년은 KAIST측과 이견이 없을 경우 자동 연장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교수직을 2년간 휴직한 상태여서 2년 후 총장직을 계속 수행하려면 대학측이 휴직연장을 허락해야 한다. 러플린 총장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한 뒤 리버모어연구소를 거쳐 스탠퍼드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국내 과학계가 기초과학 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해 특별히 초빙한 인물이다.
양자물리학의 세계적 대가인 그는 양자에서 나타나는 현상인 `분수 양자 홀 효과(Fractional quantum Hall effect)'를 이론적으로 처음 설명한 공으로 지난 9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