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개발익 환수체계 재검토 해야"

주택도시硏 "개발부담금제등 투기억제 효과 불분명"


개발부담금제 도입,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정부가 내놓은 투기억제책의 효과가 불분명해 정책방향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한 공공 연구소에 의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대한주택공사 산하 주택도시연구원이 수행한 ‘개발이익 환수체계 개편과 영향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부가 마련한 개발이익 환수체계는 ‘투기억제’와 ‘주택가격 안정’이라는 상호 이질적인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 탓에 효과가 뚜렷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재건축 개발부담금의 경우 위헌논쟁, 정책방향의 불투명성 등으로 민간사업을 동결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으며 기반시설부담금 역시 사업비 인상요인으로 작용해 공급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공급부족은 결국 가격불안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만큼 개발이익 환수체계는 주택공급을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연구원의 결론이다. 연구원은 세제 측면에서도 정책 신뢰성이 전제되지 않는 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의 자본화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양도소득세 강화에 따른 거래동결 효과가 발생, 시장의 불확실성만 증폭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개발이익 환수를 위해 시행 중인 채권입찰제 역시 인근 지역의 ‘집값 거품’을 국가가 나서 고착화시키는 부작용을 수반한다는 지적도 더해졌다. 연구원은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동시에 달성하기 힘든 개발이익 환수와 가격안정의 두 가지 정책목표를 추구하기보다는 중점목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즉 부담금ㆍ세제정책은 분배 형평성과 자원배분의 효율성 제고라는 전통적 목적에만 충실하고 가격안정은 주택공급ㆍ금리 등 거시경제 정책의 맥락에서 별도로 취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재건축 개발부담금제 도입이 발표된 지난해 ‘3ㆍ30 대책’ 직후인 4월부터 11월까지 7개월여에 걸쳐 진행됐으며 아직 공식 연구보고서로 발간되지는 않았다. 한편 주택공사는 최근 비축용 임대주택 사업을 둘러싸고 토지공사ㆍ건설교통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알려지자 적잖이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주택공사 측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연구내용은 주공의 공식입장과 무관하다”며 “연구의 취지도 개발이익 환수장치의 부작용을 막으려면 정책기조의 유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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