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바둑영웅전 제1보

바둑영웅전 제1보헌병사령관과의 바둑 요정에 도착하자 채씨는 자세한 얘기를 꺼냈다. 『내가 5년 전에 이곳에 왔는데 우연히 애기가인 헌병대장과 친해져서 지금은 이 창저우의 시의원까지 되고 돈도 많이 벌었소. 그런데 오늘 저녁에 헌병 총사령관이 이곳을 방문한다는 거요. 사령관은 헌병대장보다도 더 애기가인데 상수와 바둑을 두고 싶다는 뜻을 전해온 모양이오. 헌병대장이 나더러 고수를 한분 모셔오라는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어서 속을 태우던 길이라오.』 『요컨대 나더러 바둑을 한 판 두라는 것이군요.』 『그렇소. 사령관이 6급쯤 되는 모양이니 임선생이라면 충분히 사범 노릇을 할 수 있을 거요. 오늘 저녁에 시간을 좀 내주면 내가 후히 사례하겠소.』 『좋소이다.』 그날 저녁 임호는 사령관을 만났다. 사령관은 키가 작은 사람이었으나 위엄이 대단했다. 수인사를 나누고 나자 사령관이 대뜸 임호에게 물었다. 『나는 6급이오. 임선생은 몇급이오』 『나는 초단이오.』 임호는 순간적으로 허풍을 한번 떨어 본 것인데 효과가 아주 컸다. 사령관은 상석을 내주며 대번에 극진한 예우를 보였다. 6점을 접고 바둑을 한 판 두게 되었다. 30수쯤 두어 보니 사령관은 7급도 되어 보이지 않는 하수였다. 임호는 이겨야 할지 져야 할지 망설이다가 힘껏 두어 크게 이겨 버렸다. 오늘부터 소개하는 바둑은 김명환의 뒤를 이어 조남철에게 부딪쳐간 김봉선의 기보이다. 속기파요 애주가였던 김봉선은 조남철보다 1년 연하로 1924년생이다. 타고난 천분으로는 조남철을 압도한다는 평을 들었고 60년대 중반까지는 고단 서열 2위(5단)였다. 노승일·바둑평론가 입력시간 2000/07/27 20:28 ◀ 이전화면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