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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공시로 보는 코스닥시장

서종남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햇빛은 가장 훌륭한 소독제라고 한다. 우리가 늘 일상으로 접하는 햇빛이 그 어떤 소독약보다도 살균 효과가 크고 질병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상장법인의 공시도 햇빛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 증권시장에 유포되는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투자자는 공시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장법인의 공시는 기업과 투자자 간 가장 중요한 소통 창구다. 증권사의 훌륭한 분석 보고서보다 훨씬 더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특히 상장법인의 규모가 작은 코스닥시장은 영업·재무상황·경영진 등에 변화가 많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할 때 공시에 대한 탐색과 분석이 매우 중요하다.


정기공시의 경우 상장법인이 매년 제출하는 사업보고서가 가장 핵심이다. 사업보고서에는 외부감사인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은 감사보고서가 함께 담겨 있다. 감사보고서에는 해당 기업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전문적인 평가가 고스란히 담긴다. 투자자 입장에서 실패 없는 투자를 위해서는 감사보고서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기본이다. 실제 과거에 기업의 계속성과 관련해 외부감사인이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커서 유동성이 취약하다고 기술한 업체가 6개월이 지난 뒤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한 탓에 부도가 발생해 상장폐지 된 사례가 있었다. 투자자가 감사보고서를 면밀하게 살펴봤으면 투자 실패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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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공시뿐만 아니라 수시공시를 잘 살펴보면 상장법인의 부실 징후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과거 한 바이오 업체는 지난 2008년부터 1년 동안 사업목적을 3회 변경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었다. 투자자들은 경쟁하듯이 이 업체에 투자했다. 투자자가 물밀 듯이 몰려들자 이 업체는 2년간 7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2010년 상장폐지됐다. 잘나가던 회사가 한순간 고꾸라진 것이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영업활동이라는 토양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유기체와 같다. 고유 영업과 무관한 테마사업을 추진하거나 영업활동이 아니라 유상증자 등 재무활동을 통한 자금조달이 수시공시를 통해 확인된다면 투자 여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경영진이 빈번하게 교체될 때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상장법인 입장에서도 책임감을 갖고 공시를 내보내야 한다. 상장법인이 제출하는 공시는 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충실하면서도 적시성 있는 내용의 공시를 작성하는 것은 상장법인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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