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분기중 12.3% 실질 성장, 10%에 육박하는 올 성장전망 등 거시지표가 지나치게 좋게 나타나면서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대심리에다 정부가 금리상승을 용인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현실론이 가세되어 금리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금융구조조정과 대우·투신문제 해결을 위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정부의 의도가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셈이다.◇금리 왜 오르나= 최근 금리상승은 자금시장의 수급구조보다는 장기적으로 금리가 오를수 밖에 없다는 금리상승 기대심리가 시장에 급속히 유포된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4분기 성장이 12.3%로 나왔으며 국책·민간 연구기관들의 올 성장전망이 10%대에 육박하는 등 경제전체가 지난해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확장 국면에 접어들었기때문에 앞으로 자금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형적인 인플레 기대심리가 금리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회사채, 국고채 등 채권시장의 왜곡된 구조도 장기금리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우선 매수세력이 채권시장안정기금외에는 거의 없다는 것이 시장참가자들의 설명이다.
채권시장의 최대 매수세력인 투신사들이 대우채권 환매자금확보와 연말 자금수요를 위해 현금보유를 늘리면서 매수여력이 거의 없어진데다 은행권에서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유지와 채권시가평가제 등을 우려해 채권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실제 장중 한때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10%를 넘어선 24일에도 채권시장에는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000여억원의 매물이 나왔으나 그마저도 채안기금이 나서기 전까지는 매수세력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투신, 은행 등 금융권의 미스매치(만기불일치)도 금리상승과 금리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 금융기관들이 만기 3개월의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상품을 회사채 등 장기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자금운용이 불안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단기상품이 제대로 만기연장이 되지 못하면 97년 같은 외환·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여기다 최근 배럴당 30달러까지 치달은 국제 유가 등도 비용상승인플레이션-금리상승 등의 구도로 연결된다는 분석도 유력해지고 있다.
◇정부대책과 전망= 『내년 상반기까지 저금리기조를 유지 못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다』
정부가 금리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이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과거 어느때보다 경제정책에서 금리가 차지하는 비중과 민감도가 커졌다』며 저금리기조 유지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가 24일 내주까지 10조원규모의 채권시장 안정기금을 추가 조성키로 한것도 이같은 의지의 표현이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금리상승에 따른 대량환매와 이에 따른 시장붕괴다. 대우채 편입 수익증권의 95%환매가 내년 2월로 예정되어 있는데다 금리가 불안할 경우 투신사의 정상적인 공사채형 수익증권마저 환매사태가 일어날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참가자들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나서서 금리를 안정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 인위적으로 금리를 낮추더라도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운용팀장은 『IMF이후 통화가 많이 풀려있기때문에 시장자율에 맡겨두더라도 금리가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으로 금리를 낮추면 채안기금 고갈 등 한계에 달했을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온종훈기자JHO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