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객관리’도 변화 바람

비즈니스의 무게중심이 제조업에서 서비스ㆍ정보통신업으로 이동하면서 기업들도 상품ㆍ가격경쟁보다는 마케팅 경쟁에 주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고객 마케팅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CRM은 신규고객 유치보다는 기존 고객을 잘 관리한다는 개념, 다시 말해 `단골관리`로 정의할 수 있다. 단골관리는 크게 고객에 대한 `학습`과 `대응`의 두 단계로 나뉜다. 고객에 대한 대응 결과를 다시 학습의 중요한 정보로 활용하면서 학습과 대응을 반복하면 기업은 더 큰 수익을 얻게 된다. 또 경쟁이 치열해지면 CRM은 고객의 세밀한 부분으로 관심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선진국의 앞선 기업들이 고객에 집중하는 CRM을 통해 중장기적인 기업 생존전략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인 월마트는 모든 고객을 유일한 고객인 것처럼 관리하는 `네이버후드 리테일링(Neighborhood Retailing)`을 모티브로 고객관리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월마트는 이에 힘입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모든 고객을 유일한 고객인 것처럼 대하는 `1대1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고 ▲많은 점포를 갖고 있으면서도 모든 점포를 단일 점포처럼 운영하는 관리체계를 갖추는데 성공했다. 또 고객 집약적인 마케팅은 ▲Every Day Low Price ▲Low Cost Operation ▲고객만족 ▲사원만족 등 핵심 경영전략을 성공으로 이끄는 발판이 됐다. 그렇다면 거대 유통기업인 월마트의 성공비법은 어디에 있었을까. 전문가들은 그 비결을 월마트가 보유한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데이터웨어하우스와 전 점포를 3대의 인공위성으로 연결한 획기적인 네트워크 시스템에서 찾고 있다. 데이터웨어하우스를 기반으로 한 CRM시스템은 판매ㆍ회계ㆍ재고ㆍ고객 등 회사의 모든 데이터가 저장돼 있어 점포ㆍ개인ㆍ부서ㆍ지역 등 전영역의 세밀한 분석과 섬세한 마케팅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CRM 열풍이 불고있다. 90년대 말부터 유통ㆍ통신ㆍ금융 등 개인이 중요 고객인 업종을 중심으로 CRM본부가 조직됐고, 선진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80대20 법칙을 도입해 상위 고객 20%를 집중 관리하는 로얄 마케팅도 등장했다. 최근의 CRM은 고객감동서비스가 가능한 솔루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객의 요구와 기호ㆍ라이프 스타일이 다양하게 변하면서 매니아 고객을 위한 실질적인 고객캠페인 활동이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요구에 맞춰 새롭게 등장한 것이 CRM서비스다. 축적된 고객데이터와 기존의 CRM솔루션을 접목시켜 고객이 감동 받을 수 있는 생활서비스를 실생활에서 제공해 준다는 개념이다. CRM서비스는 고객들이 방문하는 오프라인 가맹점과 제휴를 맺어 고객들이 실생활에서 할인서비스ㆍ프로모션ㆍ이벤트 등의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가령 최근에는 극장을 찾는 고객들이 각종 멤버쉽 카드와 제휴 신용카드 등을 통해 10~30%까지 할인혜택을 받는다. 극장을 자주 찾는 고객은 누적된 마일리지로 무료로 영화를 보고 상품을 사는 등 다양한 CRM서비스를 받고 있다. 고객은 다양한 혜택을 받으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기업은 서버에 축적된 고객정보를 마케팅과 광고전략에 활용하게 된다. 고객은 불필요한 정보를 줄이고 필요한 정보를 늘리게 되고, 기업은 고객의 성향에 맞춘 효과적인 마케팅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CRM솔루션과 고객 서비스의 결합은 생활 속의 CRM서비스로 다시 태어나 고객과 기업, 제휴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효율적인 고객관리 상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CRM솔루션 구축에만 나섰던 기업들이 이제는 솔루션과 데이터를 활용한 실질적인 고객 관리에 눈을 떠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비싼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데이터와 솔루션의 활용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CRM서비스의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다양한 CRM 관련기술과 인프라가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CRM의 가장 큰 목표인 고객과의 관계개선을 통한 신뢰를 쌓기 위해선 CRM 관련기술개발과 함께 다양한 CRM서비스의 개발이 절실하다. <최웅수(큐앤에스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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