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개구리소년' 공소시효 만료 앞두고 유가족들 위령제

“범인들,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개구리 소년'들의 유족들이 23일 대구 달서구 와룡산 유골발굴 현장에서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범인들이 죽기전에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만 남겨주면 한이 없겠습니다.” ‘개구리 소년’ 사건 공소시효 만료를 이틀 앞둔 23일 오전. 대구 달서구 와룡산 유골발굴 현장에서 열린 위령제에서 다섯 소년의 가족들은 먼저 간 자식들 앞에 함께 무릎을 꿇었다. 이날 모인 유가족은 모두 6명. 박찬인군의 아버지 현도(53)씨를 비롯한 네 아이의 아버지들이 이곳을 찾았고 2001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김종식군의 아버지를 대신해 큰아버지 영규(54)씨와 작은아버지 재규(46)씨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그간 다른 유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살았던 조호연군의 아버지 조남환(58)씨도 아들의 넋을 기리는 자리에는 모습을 드러냈다. 강력사건 공소시효의 연장 또는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위령제는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시점에서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원혼을 달래고 범인들의 양심 선언을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됐다. 유족들은 “우리 아이들은 비록 공소시효가 끝나서 범인을 검거해도 처벌이 안되지만 형사소송법이 꼭 개정돼서 이런 억울한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한다”고 공소시효 폐지를 촉구했다. 91년 3월 개구리소년들이 실종된 후 2002년 유골이 발견될 때까지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아들들이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개구리소년의 부모들. 자식을 가슴에 묻은 이들은 공소시효 만료를 눈 앞에 두고 “세상 떠나기 전에 왜 죽였는지만 알려줬으면 좋겠어. 그래야 한이 풀리잖아. 한이….”라며 범인의 양심선언을 바라는 또 하나의 기나긴 기다림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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