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위기의 계절'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비과세 혜택 조기폐지설에자금 8거래일 동안 6,304억원 유출 올들어 최대
이상훈기자 flat@sed.co.kr
황정수기자 pao@sed.co.kr
지난해 펀드 열풍을 주도했던 해외펀드가 '위기의 계절'을 맞고 있다.
글로벌 증시 조정의 영향을 이머징마켓이 가장 크게 받으면서 수익률이 급감하자 견디다 못한 투자자들도 서서히 해외펀드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여기에 해외펀드 열풍에 한몫을 했던 비과세 혜택마저 조만간 폐지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해외펀드 투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15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총 379억원이 순유출됐다. 9거래일 연속 감소세로 올 들어 가장 길게 자금유출이 이어졌다. 9거래일간 빠져나간 자금만 6,683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로는 6,255억원 자금 순유입이 있었다. 지난주 들어 중국ㆍ인도 등 대표적인 이머징마켓 증시의 반등이 있었지만 해외펀드 자금 유출을 막진 못했다.
해외펀드 순유출은 중국ㆍ브릭스펀드에 집중되고 있다. 슈로더브릭스ㆍ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ㆍ봉쥬르차이나 펀드 등에서 하루 수십억원대 환매가 이뤄지고 있고 지난 11일엔 급기야 지난해 해외펀드 열풍의 결정판 '미래에셋인사이트' 펀드에서도 100억원 수준의 환매가 발생했다. 지난해 연 100%가량의 높은 수익률 환상에 빠져 몰려왔던 자금이 큰 손해에도 불구하고 자금을 빼고 있는 것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신용경색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며 "일부 자원부국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긴 하지만 4주 전 대비 수탁액 증가율이 2%대에 그쳐 해외투자 심리가 뚜렷하게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정부가 해외펀드 비과세 조기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흘러나오면서 해외펀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눈은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오는 2009년까지 해외에 투자하는 역내펀드에 대해 한시적으로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증시 급락에 따라 손실이 불어난데다 지난해에는 이들 펀드가 환헤지를 위해 선물환 등을 통해 달러를 대거 매도함으로써 환율 안정을 저해했고 올 들어선 환헤지 수요 충당을 위해 은행들이 외화차입을 늘리면서 단기외채 급증까지 초래했다. 이처럼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비과세 혜택 폐지설이 나오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외펀드 비과세 폐지는 국내 펀드로의 자금유입 확대보다는 해외펀드 환매를 부추겨 펀드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순영 대신증권 연구원는 "당분간 글로벌 증시 약세로 자금유출 양상을 보이고 있는 해외펀드는 투자를 피하는 것이 좋다"며 "국내 주식형펀드에 대한 저점분할 매수전략이 유효하며 ITㆍ금융ㆍ소재섹터 투자비중이 높은 펀드와 가치형ㆍ중소형주 펀드가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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