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작은 외풍에도 환율 요동

■ 외환시장 이대론 안된다<br>시장은 좁고… 참여자는 적고…


작은 외풍에도 환율 요동 ■ 외환시장 이대론 안된다시장은 좁고… 참여자는 적고… 김민열기자 mykim@sed.co.kr 현상경기자 hsk@sed.co.kr 관련기사 • 국내 외환시장 왜 요동치나 • "환율 920~930원대가 단기 바닥" • 환율 급락, 한국경제에 큰 부담 • 일개 기업 움직임에도 환율 '출렁' • 국내경제 버틸수 있는 유가·환율 한계는? • G7 위안화 절상 요구에 亞통화 환율 일제 하락 • 환율 940원도 붕괴…주가 20P 급락 1,430P • 亞통화 일제하락, 위안화는 '요지부동' • 외환 거래규모 세계 19위, 절상폭은 3위 • 대기업 연초 기준환율 무너져 • 해외 수출선 무더기 이탈 조짐 24일 서울외환시장이 또 한차례 요동을 쳤다. 지난주 말 미국 워싱턴에 모인 서방선진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아시아 국가, 특히 중국의 환율제도가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는 성명서를 내놓자 아시아 통화 가치가 동반 강세를 보이며 원화도 마침내 940원대가 무너진 것이다. 그렇다면 원화 값은 과거에도 이날처럼 여타 아시아 통화들과 항상 같은 길을 걸어왔을까. 안타깝게도 사실은 정반대이다. 이날처럼 외부 충격이 없더라도 원화는 그동안 줄기차게 ‘나 홀로 강세’ 기조를 유지하며 우리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왔다. 국내외환시장이 망망대해에 떠 있는 조각배처럼 수급여건이 조금만 변해도 요동치는 것과 달리 홍콩ㆍ싱가포르 등은 웬만한 파도에도 흔들림이 없다. 한국의 5배에 육박하는 1,000억달러대의 시장규모와 이를 받쳐주는 수십 가지 외환상품, 다양한 시장 참가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홍콩ㆍ싱가포르 등의 외환시장은 탄탄한 시장의 심도(深度)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외환시장의 힘은 ‘사이즈’와 정비례한다. 일평균 외환거래액이 220억달러에 달하는 한국외환시장 규모는 홍콩(1,170억달러)의 21%, 싱가포르(1,420억달러)의 17%(2005년 말 기준)에 불과하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한국외환시장의 고질적인 병폐인 '쏠림현상'은 결국 시장규모가 작아 조그만 공급이나 수요에도 쉽게 움직이기 때문"이라며 "시장이 작으니 한번 하락세를 타면 폭이 워낙 커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보유 달러를 내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거래 성격도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이다. 한국과 시장 규모가 유사한 호주의 경우 국제간 거래가 전체 거래의 60%를 넘어서고 있다. 한국은 불과 25%에 불과하다. 좁은 시장 안에서 소수의 참가자들이 들고 있는 달러를 샀다 팔았다 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대형 M&A 한건만 터져도 환율이 출렁거리고 조선사들이 수출대금을 환시장에 내놓으면 곧바로 환율급락이라는 충격이 우리 경제를 엄습하는 게 현실이다. 해외자금 차입도 이제는 문제가 되고 있다. 롯데쇼핑이 해외공모(27억달러)에 나서고 포스코가 DR를 발행(6억9,000만달러)하면서 외국에서 달러를 들여오면 국내외환시장은 금방 출렁거리면서 환율급락이라는 폭격을 맞는다. 외환 선진국들이 다양한 외환상품 내역을 보유하며 시장을 넓힌 점도 한국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선진 외환시장 진입을 위한 첫 걸음은 결국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실물 부문의 가파른 성장에 걸맞은 덩치를 키우는 일이라는 지적도 이런 이유에서 나온다. 입력시간 : 2006/04/2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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