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들쥐에서, 또 황소개구리에서 환경호르몬으로 인한 정소이상이 발견되고, 심지어 한강의 어류에서조차 암수교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뿐만아니라 사람의 지방검사에서도 환경호르몬 물질이 검출되었고, 우리가 늘 사용하는 장판에서도 그 물질이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다.KBS 「환경스페셜」은 9일 각 대학 연구팀과의 공동조사를 통해 환경호르몬이 동물의 생식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취재한 「환경호르몬, 성이 무너진다」를 오후 10시15분에 방송한다.
환경스페셜 취재팀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보고된 물고기나 악어, 새 등에 일어나는 생식기 이상현상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면서 『이 프로는 종 자체의 번식을 불가능케 하는 환경호르몬 문제의 국내보고서며 여러 현상의 실험결과는 모두 국내최초로 보고되는 것』이라 강조했다.
우선 남해안지역 야생들쥐에서 정소(인간의 고환)이상 현상을 취재했다. 수컷의 경우 정소가 작고 정자가 거의 없거나 아주 적은 양만이 보였다. 정자를 만들어내는 세정관 역시 아주 작고, 정자의 운동성도 떨어졌다.
암컷의 경우, 번식기임에도 불구하고 임신한 개체가 하나도 없는가하면, 자궁증식이 안된 개체도 발견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이같은 현상은 황소개구리에서도 발견됐다. 정소가 작아진 황소개구리의 세정관을 살펴본 결과, 정자가 거의 없거나 있어도 운동성이 아주 느려 번식력을 잃은 것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 취재팀의 설명이다.
취재팀은 다음으로 우리 일상생활 가까이에 있는 생활용품인 장판을 검사해봤다. 실온에서 장판을 가열했을 때, 환경호르몬 물질중의 하나인 프탈레이트계 물질이 검출되었다. 이런 프탈레이트계 물질이 장판 중에 함유되어 있다가온도를 가하면 실내공기중에 방출되어 사람들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취재팀은 한강 어류의 암컷화 현상을 좀더 심층 확인하기 위해, 한강의 수질을 검사했다. 그 결과 한강에서 생물의 암컷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환경호르몬 물질 노닐페놀 등 페놀류 3가지가 검출되었다. 노닐페놀은 여성호르몬과 유사하게 작용함으로써 생물의 암컷화를 유도한다. 이로서 수컷에게서 암컷의 생식기가 나타나는 등 암수교란현상이 나타나고, 더 이상 번식을 하지 못하는 불임의 시대를 초대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이와함께 취재팀은 환경호르몬의 유해성을 고발하기 위해 쥐의 난소를 떼어내고 환경호르몬 물질인 비스페놀A를 투입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3일 후 쥐의 자궁이 커져 있음을 확인했다. 쥐에서 난소를 제거하면 자궁이 자라지 못한다. 그럼에도 여성호르몬 역할을 하는 비스페놀A가 투입되면 자궁이 새로 생겨남을 공개한다.
이밖에 이 프로에서는 해외 실태도 함께 방송한다. 태아 실험결과 비스페놀A가 검출된 일본의 경우와 덴마크·일본 등지에서 일고 있는 정자수 감소에 대한 논란, 일본 남성의 고환이상의 변화 등을 소개한다. /박연우 기자 YW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