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이즈미 중간평가 ‘뚜껑’

일본 중의원 총선거가 9일 실시돼 밤샘 개표 작업에 들어갔다.소선거구 300명과 비례대표 180명 등 모두 480명의 중의원 의원을 선출하는 투표는 오전 7시 시작돼 오후 8시 완료됐으며 9일 새벽께, 각 선거구와 비례 블록의 당락과 각 당의 승패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2001년 자민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 출범 이후 처음 실시된 이번 총선은 고이즈미 개혁노선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고 있다. 자민당은 “안정된 정권유지를 통한 개혁 지속”을 호소했고, 선거 직전 자유당과 합당한 제1야당 민주당은 “정권교체 없이는 진정한 개혁은 없다”며 50여년 이상 이어져온 자민당 정권의 종식을 내걸었다. 공산당과 사민당은 평화헌법의 개정에 반대한다는 “호헌”을 내걸고 한 표를 호소했으나 선거전이 자민당과 민주당의 양당 대결 구도로 이루어져 의석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선거 직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자민당을 축으로 한 공명당, 보수신당 등의 연립3여당이 안정다수 의석인 252석을 확보할 것으로 나타나 자민당이 단독과반수인 241석을 얻을 것인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고이즈미 총리는 “연립3여당이 다수의석을 얻지 못하면 퇴진하겠다”고 승패 라인을 설정했으나, 자민당이 2000년 선거 때의 233석보다 적은 의석을 얻는다면 당내 퇴진 압력으로 지도력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해산 때 137석이었던 민주당은 비례대표에서 선전하는 등 170석대까지 의석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200석을 얻어 다른 야당과의 연립으로 정권교체를 실현한다는 목표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선거에서 공산, 사민, 보수신당 등 군소정당이 패퇴하고 민주당이 약진해 장차 정권교체가 가능한 양당 중심의 새로운 정치구도의 단초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모두 1,159명이 입후보해 2.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친족의 선거구를 이미 물려 받았거나 새로 물려 받은 후보자가 자민당에서 113명, 민주당에서 25명이 출마해 일본 정치에서 `세습`이 일반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신윤석 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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