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폴리페서(교수출신 국회의원) 회의론 또 '모락모락'

지도부와 소통없이 나홀로 정책연구만</b>촛불집회등 현안 소신도 부족 '갈팡질팡'

“폴리페서에 정치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한 것인가.” 18대 국회에 입성한 교수 출신 국회의원(폴리페서)들이 정치인으로서 자리잡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대 국회의 교수 출신 의원은 총 20명. 대부분이 전문적 식견을 갖춘 점을 인정받아 지난 4ㆍ9총선 때 금배지를 달았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원내 지도부의 눈치를 살피며 선뜻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 교수 특유의 엘리트 의식에 젖어 지도부와 소통하지 못하고 혼자 정책연구에만 매달리는 폴리페서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학자 중심으로 이뤄진 청와대 1기 참모진이 불과 3개월 만에 좌초하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폴리페서’ 회의론이 또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제기된 지적은 폴리페서들이 각종 경제지표가 곤두박질치고 있는데도 혼자 연구하는 일에 익숙한 교수시절의 습관대로 의원회관에 앉아 공부에 열중한다는 점. 쇠고기 정국, 촛불집회, 국회 개원 지연, 당내 권력투쟁 등 정치 현안이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소신 있는 행보를 보이는 사례가 드물다. 오히려 뚜렷한 목소리 없이 갈팡질팡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책연구원 교수 출신의 A모 의원은 복잡한 정국 현안을 멀리하고 국회개원에 대비해 전공 분야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성격상 적극적으로 사람을 사귀거나 당 지도부에 돌아가는 사정을 알아내는 일에 서투르니 회관에 앉아서 공부할 뿐”이라고 말했다. 대학 겸임교수직을 지냈던 B모 의원은 “교수를 하다 정치판에 처음 들어와 보니 정무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교수 출신으로 재선에 성공한 C의원은 “초선 때는 마음도 급하고 공부해온 것을 펼치겠다는 욕심이 컸다”며 “요즘은 주변 의견을 되도록 많이 들으려 하고 동료 의원들과의 관계에도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 측근은 “교수 출신 의원은 베테랑 보좌진의 조언을 귀담아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다른 직종 출신보다 정치인으로 다듬는 데 애를 먹는다”고 귀띔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교수와 정치인은 다르다”며 “일반적인 정치 전문가는 학교에 많은데 교수로서 지위만 고집한다면 당에서 뭣하러 영입하겠느냐”고 꼬집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교수 사회는 개인 중심으로, 정치 영역은 조직 중심으로 움직이는데다 초선이면 몸싸움도 불사해야 하는 등 정치권은 교수 출신이 적응하기 어려운 문화”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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