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3월 25일] FRB의 다음 할 일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설립목적은 부실은행에 긴급자금을 제공할 때 처벌성 금리를 제시하고 상응하는 담보를 요구하는 최후 대출자로서의 역할이다. 따라서 FRB에 구조 요청을 하는 은행은 허약함을 노출시키는 굴욕을 감수하게 된다. 벤 버냉키 FRB 의장도 FRB의 설립취지를 알고 있고 금융시스템 위기에 대한 최근의 판단이 옳았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그와 행정부 관료들이 금융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입안하는 다음 행동을 취할 것인지 여부다. FRB는 과감한 규제를 입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주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예감하고 상업은행은 물론 투자회사에 신용을 확대했다.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FRB가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는 모기지 연계 자산을 사들인 것이다. 대출금리도 깎아줬다. 은행들의 창피함을 덜어주기 위해 직접지원 대신 경매방식을 선택했다. FRB는 또 부실회사인 베어스턴스가 보유한 위험한 유가증권을 300억달러나 보증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혜택은 베어스턴스를 인수한 JP 모건은 물론 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 교활한 투자회사와 투자자, 트레이더들은 FRB의 특별지원을 받을 자격이 없다. 하지만 FRB는 그들이 파산하도록 놓아두는 것보다 지원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결국 FRB는 물론 미국인 납세자들은 시장을 망친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인정해주고 말았다. FRB가 구제노력의 수위를 높일 때마다 비판론자들은 도덕적해이(모럴 해저드)의 망령을 떠올린다. FRB가 개입하면 투자자들은 외부위험에 고무될 우려가 있다. 관심은 FRB가 지원을 얼마나 할 것인지, 금리를 내릴 것인지 등에 맞춰져 있다. 이는 잘못된 관점이다. 중요한 것은 FRB가 재앙을 피하기 위해 적절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구제받은 은행이 다른 사람의 재산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도록 규제와 감독을 강화해 도덕적 해이를 억제해야 한다. FRB는 투자기관에 안전망을 확대할 때 리스크에 상응하는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하고 차입 규모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미 재무부는 규제안을 만든다면서 정책 집행보다는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원은 일부 중요한 규제안을 제시하고 모기지 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상원과 행정부가 새로운 규제법안을 만들어야 할 때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