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4(월) 18:15
과도한 투자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이동통신업체들이 외자유치가 생존의 열쇠가 될 것으로 판단, 필사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다.
가장 먼저 물꼬를 튼 업체는 한솔PCS. 이 회사는 지난 8월 18일 벨캐나다(BCI)와 미국 AIG펀드로부터 2억6,000만달러(3,500억원)를 도입하는 투자계약을 성사시켰다. 한솔은 이번 외자도입으로 홀로서기의 발판 마련과 함께 그동안 나돌던 「피인수설」을 잠재울 전망이다.
한솔PCS를 시작으로 그동안 물밑 작업을 벌여온 이동통신업체들의 외자유치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진중인 업체는 LG텔레콤, 한국통신프리텔, SK텔레콤 등. 이들은 막대한 투자자금 확보와, 해외진출 파트너를 찾기 위해 굴지의 외국 통신업체들과 상담을 진행중이다.
LG텔레콤은 영국의 최대 통신업체인 BT와 4억~5억달러 가량의 외자도입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달 말이나 늦어도 10월초께 최종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통신프리텔도 2~3억달러의 외자유치를 목표로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 업체들과 접촉중이다. SK텔레콤도 종합통신그룹 도약을 목표로 12~20억달러 규모의 외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업체의 외자유치는 자금난 해소와 해외 선진경영기법 도입이라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외자유치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국내 업체간에 경쟁이 붙어 계약조건이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IMF 상황에서 가뜩이나 주식가격이 떨어진 마당에 자칫 미래의 기간산업인 통신분야의 지분을 헐값에 넘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 업체는 주당 평가액을 10만원선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협상파트너는 2만원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당장 내년부터 외국인 지분이 33%에서 49%로 확대됨에 따라 경영권을 빼앗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계약이 실패하더라도 협상과정에서 제공한 기업비밀이 새나갈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어쨌든 외자도입은 업체들의 경쟁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 향후 통신업계 구조조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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