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하는 DDA(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의 모댈리티(세부원칙)의 농업 부문 텍스트가 22일 발표됐다.
크로포드 팔코너 농업위원회 의장(뉴질랜드)이 이날 회원국들에게 배포한 텍스트는 내달 13일 개막되는 홍콩 WT0각료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농업 부문의 협상 결과를 문안으로 다듬은 결과물이다.
팔코너 의장의 텍스트는 ▲시장접근(관세감축) ▲국내보조 ▲수출경쟁 ▲개발이슈 등에 관한 협상의 진전상황을 정리했을 뿐, 수치를 포함해 향후 협상의 구체적 지향점을 결여하고 있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회원국들의 시각이다.
일례로 관세감축 구간은 4개로 하되, 구간별 감축폭에 대해서는 협상 그룹들이 제시한 내용을 토대로 범위만을 제시하고 있다.
관세 상한 설정과 관련해 75-100%로 하자는 제안에 일부 국가들이 반대하고 있고 민감품목의 범위에 대해서도 전체 세목의 최저 1%에서 최대 15%로 편차가 크다는 점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팔코너 의장 본인도 텍스트의 서두에서 진전 상황을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요약해 정리하는데 그쳤다면서 쟁점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조율 노력을 하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그는 이것이 회원국들이 원하는 바였다고 말했다.
팔코너 의장 외에 비농산물시장접근(NAMA)과 서비스, 무역원활화, 규범 등 여타부문별 협상 그룹 의장들도 속속 협상의 성과를 금명간 텍스트에 담아 발표할 예정이다.
파스칼 라미 WTO사무총장은 협상 그룹 의장들이 작성한 이들 텍스트를 취합해오는 25일 공개한 뒤 이달 30일까지 후속 협의를 가지며 내달 2일 WTO일반이사회에 제출토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라미 총장 스스로가 텍스트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대폭적인 수정을 가할가능성을 부인한 바 있어 내달 13일 개막될 홍콩 각료회의까지는 현단계에서 더이상의 진일보는 없을 것으로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날 농업 부문의 텍스트를 받아본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텍스트의 성격으로 봐서 막바지 추가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논평했다.
DDA협상의 모댈리티는 이미 당초 목표수준을 3분의 2에서 절반 정도로 대폭 낮춘 상태. 추가 양보안을 제시하라는 강력한 압박을 받고 있는 유럽연합(EU)가 완강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는 것도 홍콩 각료회의에 대한 기대감을 희석시키는 요인이다.
21일 브뤼셀에서 열린 EU외무장관 회의는 피터 만델슨 EU통상담당 집행위원에게지나친 양보는 있을 수 없다고 경고하고 각료회의 기간중 특별회동을 갖고 만델슨의장에게 필요한 지침을 내려주게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달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브라질, 인도 등 협상 4강이 22일 제네바에서 각료회동을 재소집했지만 협상의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보다는 각료회의를 무리없이 운영토록 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