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석면공장 인근 주민 피해 배상하라"

법원, 첫 판결… 소송 잇따를 듯

석면공장 인근에 살다 석면 관련 질환으로 의심되는 악성중피종으로 숨진 사람에게 해당기업이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석면공장 근로자에 대한 손해배상 판결은 있었지만 공장 인근 주민에게 배상 판결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지법 제6민사부(재판장 권영문)는 10일 석면 공장인 제일화학 근처에 거주하다 석면중피종으로 숨진 김모(사망 당시 44세)씨와 원모(사망 당시 74세)씨의 유족 등이 제일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이들 유족에게 480만~3,1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재판부는 제일화학에 기술을 이전한 일본 기업과 국가를 상대로 한 유족의 소송은 기각했다. 악성중피종이란 석면가루 등이 폐 등 쌓여 발병하는 종양을 말한다.

재판부는 "석면공장에서 석면이 상당 정도로 공기 중에 날아다녔다는 점, 악성중피종의 원인의 80~90%가 석면인 점, 관계자들의 증언 등을 종합할 때 석면으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개인적 체질과 건강 상태 등을 감안해 60%로 책임을 한정한다"고 밝혔다.


국가의 책임에 대해서는 "입법 부작위로 인한 잘못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술을 이전한 일본 기업에 대해서는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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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김씨와 원씨는 석면 방직공장 인근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에 살았으며 김씨는 지난 2006년, 원씨는 2004년 석면 악성중피종으로 사망했다. 제일화학은 1969~1992년 석면공장을 가동했다. 앞서 지난해 1월 시행된 석면피해구제법에 따라 김씨 유족은 지난해 3월, 원씨 유족은 지난해 4월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석면 환경성 피해 인정을 받았다.

법조계에서는 석면공장 부근 주민의 피해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 나옴에 따라 비슷한 소송이 잇따라 제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곽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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