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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매료시킨 '게임한류'
한국 온라인 게임 유럽 시장 강타… 국내 게임업체들 작년 매출 뛰어넘어
특별취재팀 송영규차장(팀장)·최인철·임지훈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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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게임쇼(GCO)' 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라이프치히 컨벤션센터에서 NHN 한게임의 슈팅게임 '헉슬리(Huxey)' 독일 론칭 기념 행사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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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라인 게임이 단연 최고입니다.”
지난 7월31일 독일 라이프치히 시내에서 자동차로 약 40분 거리에 있는 라이프치히 컨벤션센터. 2층에 자리잡은 독일온라인게임쇼(GCO) 전시장은 새로 나온 게임을 경험하려는 젊은이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전시장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한국 업체들의 부스. ‘플레이 온 코리아(Play on Korea)’라는 문구와 함께 마련된 NHN 한게임, SNP엔터테인먼트 등 한국 게임 부스에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려는 독일 젊은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은 “한국의 온라인 게임은 그래픽이나 시나리오ㆍ구성요소 등에서 어느 나라의 게임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이 유럽 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냥 한번의 유행처럼 지나가는 게 아니다. 유럽에 진출한 넥슨 등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올 상반기에 벌써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서는 등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드라마ㆍ음악 등에서 시작된 동남아시아의 ‘한류 열풍’이 유럽에서는 ‘게임 한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유럽 게임 시장은 ‘숨겨진 보물’=이처럼 유럽 시장에서 한국 게임이 선전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유럽, 특히 중부유럽은 다른 곳과 달리 온라인 게임 시장이 일정 수준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윤정섭 NHN USA 대표는 “독일과 네덜란드 등은 온라인 게임이 발달해 있다”며 “슈팅 게임 등을 집중 공략할 경우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유럽의 통신 인프라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실 유럽에서 온라인 게임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인터넷망이 발달하지 못해서였다. 온라인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용량이 큰 초고속망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이런 인프라가 갖춰지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유럽 주요 국가들이 광대역 통신망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이런 문제가 해소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게임업체들의 실적에 그대로 나타난다. 2007년 유럽 시장에 진출했던 넥슨은 지난해 총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 벌써 이를 돌파했고 연말까지 최소 70억원 이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입자 수도 2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NHN 한게임도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게임은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첫해인 올해 약 5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 특히 내년에는 올해보다 상황이 훨씬 호전돼 유럽에서만 1,000만달러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유럽에서 고전을 거듭하던 엔씨소프트 역시 최근 매출이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ㆍ4분기 33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던 NC유럽의 매출액은 올해 1ㆍ4분기 40억원을 다시 넘어서더니 2ㆍ4분기에는 42억원까지 회복했다.
◇스마트폰 붐 타고 국산 모바일 게임도 업(up)=유럽 시장에서 눈여겨볼 것은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 등장 이후 불기 시작한 스마트폰 바람은 우리나라의 모바일 게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실제로 ‘파프리카랩’는 지난달 라이프치히의 GCO에서 아이폰용 게임을 선보여 현지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처음에는 이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방문자들이 늘어 오후 늦게는 상담하러 온 사람들로 부스가 붐비기도 했다.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휴대폰의 특징을 바꾸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게임대회 ‘WCG 2009’를 개최하면서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 대회도 열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모바일 게임 개발업체인 ‘게임로프트(Gameloft)’와 모바일 게임용으로 특화된 휴대폰 모델 수종을 개발, 전시하기도 했다. 모바일 게임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유럽에서 만난 한 한국 게임업체 직원은 “유럽 바이어들은 온라인 게임에 주로 관심을 두고 있지만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동구권 시장 진출 가능성 보인다=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업체의 기술력은 유럽에 새로운 게임 개발의 거점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기도 했다. 특히 현지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침투 전략으로 한국 게임의 지위가 굳건해지고 있다.
유병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지난달 독일 게임쇼 기간에 독일 작센주 총리, 중앙정부 부총리 등과 만나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온라인 게임기술과 독일의 3차원(3D) 입체 기술을 결합한 3D 온라인 게임을 함께 개발하고 이를 위해 독일에 개발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개발센터를 해외에 지을 정도의 역량을 갖추게 됐고 그 첫걸음을 게임산업이 해낸 것이다.
김정호 NHN 한게임 대표는 “한국 게임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독일에서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유럽 시장을 진출하는 데 큰 힘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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