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중국 본토펀드의 아쉬움

지난해 10월, 자산운용업계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는 중국 본토 펀드였다. 당시 중국 본토 펀드는 중국이 가진 성장매력과 한때 3,500포인트에 달하던 상해 종합지수가 2,700선 전후로 떨어진 데 따른 가격 매력을 등에 업고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국 펀드를 이슈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것은 바로 '희소성'이었다. 중국 정부는 해외적격기관투자가(QFII) 제도를 통해 중국 본토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들도 QFII를 통해 승인된 금액만큼만 펀드를 팔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본토 펀드는 투자를 하고 싶어도 원하는 만큼 할 수 없는 것'라는 희소성이 부각되며 돈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실제 당시 PCA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 등이 중국 본토 펀드 한도 소진을 이유로 판매 중단했었고 삼성자산운용도 판매 11일 만에 모두 팔리는 등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뒤 지금, 중국 본토 펀드 투자자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지난 21일 기준 중국 본토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7%. 최초 중국 펀드에 투자하는 마음가짐이 장기적인 중국의 성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지만 일부 투자자들에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특히 당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적립식 투자 대신 한번에 뭉칫돈을 넣는 거치식을 택했다는 점은 더 안타까운 부분이다. 만약 투자자들이 정기적으로 자금을 넣는 적립식을 택했다면 주가 하락에 대한 손실 규모는 어느 정도 덜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더 투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조급함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펀드에 투자금을 한꺼번에 넣도록 했고 이는 결국 지수 급락에 따른 대규모 손실로 고스란히 돌아왔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 들려오는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추가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립식'에 대한 미련은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성장 스토리가 유효하다는 가정 하에 지금의 손실은 평가 손실일 뿐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충분히 수익으로 뒤바뀔 가능성은 있다. 다만 2007년 펀드 투자 과열, 2008년 증시 폭락 등을 겪으며 비싼 대가를 치르고 배웠던 소중한 교훈, '적립식 장기투자'라는 펀드 투자 미학이 '희소성'이라는 가치에 밀려 일부 투자자들의 판단에 오류를 낳은 건 아닌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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