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日영화 한국시장서 맥 못췄다

올 개봉 7편중 흥행 30위권내 작품은 하나뿐<br>2004년 전면 개방후 매년 점유율 1% 이하<br>개봉편수는 꾸준히 증가해 제3세계 영화 위축



일본 영화가 2004년 1월 한국 시장에 전면 개방된 뒤 국내 개봉 편수는 매년 증가했지만 관객 점유율은 1%대에 불과할 만큼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극장 영화가 한국에 상륙할 당시만해도 블록버스터와 멜로 드라마가 충무로를 공략할 것으로 우려됐지만 사실상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판명됐다. 올해 경우 3월 현재까지 개봉된 일본 영화(애니메이션 포함) 7편 중 흥행순위 30위권에 들어간 작품은 ‘데스노트L: 새로운 시작’이 유일했다. 이와 관련 일본 영화가 국내 관객에게 외면 당한 것은 일본의 독특한 문화적 감수성이 한국 시장에 전혀 먹혀 들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개봉편수는 늘었지만 관객수는 제자리 걸음 = 17일 영화진흥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3월 개봉된 일본 영화는 7편으로 전체 개봉작 86편의 9%.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개봉된 작품(15편)에 비해 절반 가량 감소한 것. 일본 영화 개봉작은 2004년 29편에서 지난해 68편으로 외형적으로는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시장 점유율은 단 한해도 1% 이상을 넘어서지 못할 정도로 대중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선보인 기무라 다쿠야 주연의 ‘히어로’는 한국 시장에서 22만명 가량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참패했다. 이 작품은 2007년 일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열도에서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한국 시장에선 맥을 추지 못하고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 5월 개봉한 ‘눈물이 주룩주룩’도 일본에서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기록했지만 국내 관객의 마음을 흔들지 못한 채 초라하게 극장에서 간판을 내려야 했다. ◇소규모 日영화에 유럽ㆍ3세계 영화 위축 = 하지만 예술 영화를 표방하는 일본 영화가 유럽과 제3세계 영화들의 설 자리를 좁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해외 예술영화를 전문으로 수입하는 스폰지는 지난 몇 해 동안 오다기리 조가 주연한 ‘도쿄타워’ 등 일본 영화를 집중적으로 수입했다. 그 결과 예술영화 전용관 등에서는 동유럽과 남미에서 제작된 영화들이 외면 받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대해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상영 편수는 적지 않지만 문화 정서적 차이 때문에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 영화가 한국 시장에서 자리 잡지 못해 규모가 큰 상업 영화들이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소 규모의 영화 수입업체 한 관계자는 “유럽과 중동 등 제3세계 영화를 수입했는데 그나마 예술영화를 찾던 관객이 일본 영화에 편중돼 작품 수입을 줄이고 있다”며 “여성 취향적 성향의 일본 영화가 예술영화의 다양성을 위축시키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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