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인 '유후와 친구들-시즌2'가 내년에는 미국ㆍ라틴아메리카 등 세계 최대 시장인 미주지역에 방영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홍기선(사진) 오로라 대표이사는 22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에게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히트작 유후와 친구들-시즌2를 설명하면서 미주지역 공략이 내년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캐릭터 완구 업체 오로라는 완구 캐릭터에 스토리를 덧입힌 유후와 친구들 애니메이션(52부작)을 제작해 KBSㆍ재능TV 등 국내 방송을 비롯한 유럽ㆍ아시아ㆍ중동지역 44개국에 이미 방영을 마쳤다. 하지만 전 세계 캐릭터 완구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미주지역에는 아직 관련 시리즈를 방영하지 못한 상태다. 따라서 이 지역 공략에 성공할 경우 오로라의 기업가치는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인 툰준(Toonzoon)을 통해 이미 시즌2 제작을 마쳤고 현재 미국, 라틴아메리카, 프랑스어권 국가, 호주 등의 대형 TV방송국과 계약을 협의하는 단계에 있다. 국내 방송국인 KBS와 SBS에도 방영을 제안할 계획이다. 홍 대표는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문화가 달라 시즌1이 그대로 방영되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며 "툰준이 유후와 친구들을 미국식으로 제작하고 방영까지 해보겠다고 먼저 제안해왔는데 미국 시장 확대를 고려하던 오로라에도 굉장히 잘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편에는 오로지 멸종위기의 희귀동물 캐릭터만 나왔다면 미국식의 새로운 시즌에는 거인ㆍ여자 등 인간 캐릭터도 함께 나온다"며 "내용도 할리우드 방식으로 재구성됐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오로라는 현재 유후와 친구들의 대성공에 힘입어 애니메이션화할 수 있는 다른 캐릭터 개발에도 열중하고 있다. 완구업체가 완구 캐릭터를 기반으로 직접 콘텐츠 제작까지 나선 경우는 업계에서 오로라가 거의 유일하다. 오로라는 다음 캐릭터 완구 판매 지역으로 중국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 30년간 캐릭터 완구 산업의 특성상 유럽ㆍ미국 등 소득 수준이 높은 선진국에만 판매를 집중했으나 이제 아시아 최대 시장에도 눈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오로라는 중국의 어린이날인 지난 6월1일 상하이에 첫 완구매장을 오픈하고 주요 백화점에도 일제히 판매를 개시했다. 홍 사장은 "중국의 경우 구매력에 대한 확신이 없어 처음엔 회의적인 생각이었으나 지난해 상하이 엑스포 때 오로라 제품이 굉장히 고급 브랜드로 인식되고 인기가 좋은 것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며 "기존 중국 진출 기업과도 교류를 많이 하고 중국 관련 공부를 많이 한 만큼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생산량 증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75억원을 들여 인도네시아 찌안줄에 제2생산법인을 완공할 예정이다. 기존 인도네시아 1공장보다도 큰 규모로 최대 가동될 경우 생산량이 지금보다 50%가량 더 증가하게 된다. 홍 사장은 인터뷰 내내 디자인, 브랜드, 글로벌 경영에 대한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디자인ㆍ브랜드 등 무형의 가치에 바탕을 두고 성장해야만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워낙 전 세계를 무대로 영업을 하다 보니 그가 국내에 머무는 날은 1년에 며칠 되지 않는다. 홍 사장은 "어떤 완구라도 오로라의 로고가 확실히 들어가는지 여부를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오로라가 미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캐릭터 완구 시장에서 유일한 국내기업으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브랜드를 중요시한 경영 덕분"이라고 밝혔다. 배당의 경우 올해 말에 당기순이익의 30% 수준을 반드시 배당할 방침이다. 홍 사장은 "오로라는 상장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적자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거의 매년 배당을 해왔다"며 "올해도 결산이 끝나봐야겠지만 당기순이익 총액의 30% 이상을 꼭 배당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