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10일 지난 대선 당시 SK와 삼성 외에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도 계열사 임원 개인명의로 수억원대 후원 금을 노무현 후보 대선캠프에 제공한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를 하고 있다. 검찰은 또 각 정당에서 영수증 처리를 한 합법적인 대선자금도 사용과정에서 문제점은 없는지 철저히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현대차그룹이 대선 당시 노 캠프측에 기부한 후원 금 10억원 중 6억6,000만원 가량이 계열사 사장과 부사장ㆍ전무 등 임직원 10여명 명의로 제공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임직원 개인 명의로 제공된 후원금에 대한 수표ㆍ계좌추적을 통해 이 자금이 순수한 개인 돈인지, 아니면 그룹 계열사의 비자금인지 등 정확한 출처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현대차를 포함, 이른바 `5대 기업` 등으로부터 이미 제출 받았거나 조만간 제출 받기로 한 대선자금 관련 자료 등에 대해 분석 작업을 벌여나가기로 했으며, 회계자료 확보 차원에서 일부 기업 구조조정본부에 대해서는 압수수색도 강행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 기업들이 후원금을 계열사별로 할당했다는 점에 주목, 기업 고위 임직원을 불러 계열사 전체의 대선 후원금 내역을 규명할 계획이어서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삼성그룹의 경우 후원금이 SK나 LG보다 적은 10억원에 불과한데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벤처 계열사와 전ㆍ현직 임직원 명의로 돈을 낸 점을 감안, 돈의 출처를 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검찰은 현재 정당과 기업 두 갈래로 나눠 대선자금 수사를 하고 있다”며 “특히 정당의 경우 불법 자금은 물론이고 정당하게 영수증 처리를 한 합법적인 자금도 사용과 선관위 신고과정에서 문제는 없는지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대선자금이
▲정상적으로 영수증 처리된 합법적인 자금
▲기업은 정상적으로 처리했으나 정당이 제대로 처리를 하지 않은 경우
▲기부한도를 초과하거나 타인명의로 편법 처리한 자금
▲영수증 처리가 되지 않은 불법 자금의 네 갈래로 나눠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검찰은 영수증만으로는 불법여부에 대한 판단이 어려워 각 정당에 대선자금 조성ㆍ사용 내역 자료 제출을 요구키로 했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