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터널과 커브를 지나 역에 진입한 순간,철로 위에 누워있는 승객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면?" 유난히 지하철 투신자살과 실족사고가 많은 우리 나라 지하철을 운전하는 기관사들이라면 한번쯤 경험했거나 언젠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순간이 바로 승강장 안전사고다.
지하철 기관사들을 공황장애로까지 내몰고 있는 지하철 투신자살 및 실족사고를 막기 위해 승강장 상황을 기관사가 미리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17일 건설교통부와 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2008년까지 수도권 전철에 열차가 역으로 진입하기 전 기관사가 승강장 상황을 영상을 통해 미리 확인할 수 있는 '무선영상전송시스템'이 설치된다.
작년말 분당선 수내역과 서현역에 시범 설치, 운영되고 있는 이 시스템은 2008년까지 과천, 분당, 일산선 등 수도권 전철 33개역에 단계적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우선 올해말까지 분당선 11개역에 시스템이 도입되고 2007년 이후에는 분당선 5개역, 과천선 8개역, 일산선 7개역에 시스템이 장착된다.
건교부 관계자는 "시스템이 도입되면 기관사가 미리 승강장 상황을 보고 실족한사람이나 수상한 거동을 하는 사람을 식별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할 수 있어 승강장안전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승강장에서 투신이나 실족 상황이 발생한 경우 승객들이 열차를 정지시킬 수 있는 '열차 비상정지버튼'도 올해중 수도권전철 120개역에 확대 설치된다.
이 버튼은 작년 8월 경인선 부천역과 과천선 범계역에 시범 설치됐다.
이 같은 조치들은 지하철 이용객들의 안전뿐만 아니라 지하철 사고를 경험한 기관사들이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공황장애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기도하다고 건교부는 설명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승강장 안전사고를 경험한 기관사에게 사흘간의 위로 휴가를 부여하고 있는데, 작년 한해만 이 휴가를 다녀온 기관사가 83명이나 된다"며 "지하철 사고를 줄이기 위해 영상전송시스템과 비상정지버튼, 스크린도어 등 안전장치를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