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4·4분기 이후에나 더딘 회복 전망

■ 수출·물가불안 경기 급속하락 >>관련기사 반도체의 수출 부진이 실물 경제 전체를 뒤흔들면서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 3,4월에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실물경기가 지난 5월 또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해외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서 생산증가율은 급감하고 재고는 계속 쌓이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선뜻 설비투자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의 회복시기가 4ㆍ4분기로 늦어질 것이고 심지어 내년이후에야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 회복정도도 아주 완만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난데없는 가뭄이 닥쳐 한달새 물가가 0.3%나 올라 물가불안마저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물가가 불안해 콜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을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고 재정건전화 압박으로 인해 재정정책도 쓰기 어려운 '사면초가'의 상황에 처해 있다. ◆ 예상보다 나쁜 실물경기 정부와 민간연구소의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예상보다 나쁘다는 데 대부분 동의한다. 전문가들이 가장 눈여겨 본 지표는 역시 생산증가율이다. 2.3%의 생산증가율은 너무 낮다는 것이다. 올 1ㆍ4분기에 5.0%를 기록했기 때문에 아무리 적어도 3%대이상을 기록할 것을 봤는데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박화수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고 사무회계용 기계의 생산이 크게 줄면서 생산증가율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악화는 수출용 출하가 1.1% 줄어들면서 지난 92년 12월의 3.3% 감소이후 8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데에서 확실히 알 수 있다. 반도체 출하는 지난해 5월에 비해 6.6%나 줄었고 반도체의 재고도 127.3%나 늘어났다. 문제는 단순히 반도체 등 수출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수출단가가 크게 떨어지는 것이 더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정택환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해 6~7달러하던 반도체 단가가 올해에는 1.25달러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단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수출물량마저 줄어들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 장기 침체ㆍ고물가 우려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이룩하기 위한 경제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가 일정수준돼야 경기가 회복할 경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데 우려할만한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과거보다 재무건전성을 신경쓰고 경기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해져 섯불리 설비투자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설비투자와 수출감소로 인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불안해지고 있다. 다행히 5월에 내수가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은 본격적인 회복으로는 보기 힘들어서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모두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물가도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은 최근 연간 4.4%의 물가상승을 전망했다. 물가가 예상보다도 오를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고물가에 저성장이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물가가 수요측면의 요인이 아닌 비용측면의 상승이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은 아직 성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불안한 금융시스템으로 인해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할 경우,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 경기 회복시기 늦어진다 경기회복에 대한 시기가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당초에는 많은 기관들이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고 보았는데 미국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해지면서 회복시기를 점차 늦게 전망하고 있다.정부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4ㆍ4분기나 내년 1ㆍ4분기나 되어야 경기가 회복된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미국경제의 금리인하와 세금환급의 효과가 올 4ㆍ4분기부터 가시화되면서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외정책연구원은 "미국경기의 하반기 회복여부는 불확실한 상태"라며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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