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 몸속 태아' 사실로 확인
쌍둥이중 한쪽서 흡수 추정전세계 90여건 '희귀사례'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남자 어린아이의 몸속에 사망한 태아가 들어있다는 ‘태아 속 태아(fetus in fetu)’ 추정 사례가 사실로 확인됐다.
태아 속 태아의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어릴적 쌍둥이 중 하나가 다른 하나의 태아를 흡수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적으로 90여건만이 보고됐을 만큼 희귀한 사례다.
12일 홍정 아주대병원 외과교수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신모(10)군의 몸 안에서 꺼낸 가로ㆍ세로 5~6㎝에 달하는 기억자로 구부러진 태아추정 이물질은 유전자검사 및 조직검사 결과 ‘태아 속 태아’로 최종 확인됐다.
홍 교수는 “어릴적 신군의 태아로 흡수된 쌍둥이로 추정된다”며 “국내에서 매우 희귀한 사례로 연구 가치가 있는 만큼 관련 내용을 학회에 보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군은 지난달 12일 심한 복통을 호소해 동네 병원을 찾아서 엑스레이를 촬영한 결과 위와 장 사이에 하얗게 보이는 뼈조각으로 의심되는 이상물체가 발견돼 아주대병원으로 옮겨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정밀검사를 받았다. 이상 물체는 ‘태아 속 태아’로 의심돼 나흘 뒤인 16일 이물질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신군은 현재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앞서 지난달 수술 직후 홍 교수는 “이물질의 정밀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두개골과 척추 형태가 명확한 만큼 태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의학계는 태아 속 태아로 의심되는 대부분의 사례가 뼈ㆍ연골ㆍ신경조직 등이 만들어지는 외배엽ㆍ중배엽ㆍ내배엽의 세 성분을 모두 갖춘 일부 세포(난소세포 등)에서 분화한 종양인 ‘기형종(테라토마)’으로 밝혀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례가 의학적 연구 가치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