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호그룹 구조조정 '삐걱'

대우건설 풋백옵션 처리 싸고 채권단-재무적투자자 갈등 커져<br>금호산업 워크아웃 지연등 차질 우려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삐걱거리고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풋백옵션(주식 재매각 권리) 처리를 둘러싸고 은행 채권단 간, 채권단과 재무적투자자(FI) 간 의견마찰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 매각이 장기화되면서 금호산업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 난항=대우건설 매각이 예정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FI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가 먼저 처리돼야 한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풋백옵션이 해결돼야지 산업은행이 사모투자펀드(PEF)를 결성해 대우건설을 인수할 수 있다"며 "결국 금호산업 워크아웃의 열쇠는 풋백옵션 처리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합의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FI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하고 풋백옵션 행사가격(3만2,500원)과의 차이인 주당 1만4,500원을 무담보채권으로 인정해 다른 채권자와 마찬가지로 출자전환이나 이자탕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풋백옵션 행사가격과의 차이인 1만4,500원에 대해서는 금호산업 청산가치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풋백옵션 처리에 대한 통일된 플랜을 만들지 못하고 있으며 FI들도 은행들의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며 "FI들이 대우건설 실사를 완료한 후 출자전환, 이자탕감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우건설 매각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호산업 워크아웃 차질=금호산업이 워크아웃 신청 직전에 금호석유화학에 넘긴 아시아나항공 주식 12.7%(952억원)에 대해서도 채권단과 FI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채권단은 매도 주식의 원상회복을 주장하고 있지만 금호그룹은 채권단과 체결한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이행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며 맞서고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아시아나항공 지분 20.8%까지 매각하는 것은 물론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FI의 한 관계자는 "FI들이 대우건설 풋백옵션 연기에 동의해준 지 1주일도 안 돼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금호석유화학에 넘긴 것은 채권자를 기만한 조치"라며 "주식을 원상복구하거나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로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금호그룹 구조조정을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자율협약대상인 금호석유화학을 워크아웃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해 워크아웃을 추진하면 지주회사 격인 금호석유화학의 자산가치도 타격을 받게 된다"며 "채권단 간 이견을 해소하고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금호석유화학까지 워크아웃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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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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