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마트 10년] 1. 최고 경쟁력의 비결 맨파워

국내에 할인점이라는 새로운 유통형태가 상륙한 지 10년. 이마트는 업계를 평정해 가고 있다. 지난 93년 11월 12일 서울 창동점 오픈으로 할인점 사업을 시작, 이땅에 새로운 유통 문화를 뿌리 내린 이마트는 외국계 할인점과의 치열한 전쟁을 치르며 세계적 경쟁력를 가진 몇 안되는 기업으로 탈바꿈 했다. 소비자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소매 업체. 굴지의 다국적 유통 공룡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토종 기업. 그 두 가지 이유 만으로도 이마트라는 단일 업체의 길지 않은 10년을 조명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이마트 10년의 명과 암을 3회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주 “얼마 전 한 신문에서 이마트의 인맥을 조명하는 기사를 봤다. 임원들의 면면을 보니 우리나라 유통업계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은 다 모여 있었다. 이마트가 그런 맨파워로 무장한 기업이라면 업계 1위를 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마트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 유통업체 간부의 토로는 그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최근 들어 기업경쟁력의 우선 순위를 논할 때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이 시스템이지만 그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이마트의 정상 도약은 이상할 것이 없는 셈이다. 신세계의 좌장 구학서 사장을 필두로, 30년을 백화점에서 뼈가 굵은 김진현 대표와 이마트를 이끌고 있는 황경규 대표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유통업계 최고의 인적(人的) 조합이다. 이들 수뇌부를 비롯, 중간 간부이상 대부분의 직원들은 삼성으로 입사한 소위 검증받은 자원인`삼성맨`들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마트 인력의 색깔을 논할 때 “이마트나 신세계 사람들은 삼성맨들 보다 삼성 냄새가 더 짙게 풍긴다”고 말한다. `쪽에서 나온 푸른색이 쪽빛 보다 더 푸르다`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말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혹자는 한 술 더 떠“이마트의 이미지는 삼성 특유의 완벽함에 유통업계의 섬세함을 더해 날카로움과 긴장감의 톱니가 치밀하게 결합돼 있는 느낌”이라며 “인간적인 정감으로는 그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미지는 협력 업체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이마트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한 업자는 “이마트는 막강한 구매력을 앞세워 동종 상품중 최고의 품질로 평가 받는 제품만을 납품 받는다”며 “이마트는 대금결제도 다른 업체들 보다 투명하고 깔끔하게 처리해 일류 브랜드의 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자는 “하지만 이마트는 협력 업체들이 홈플러스나 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에게 동시에 납품하거나 품질에 조금이라도 하자가 생길 때는 비정하게 내 쳐 버린다”며 “경쟁사들의 도전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전략은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얼마 전 이마트에 물건을 납품하던 업체는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 받아 다른 할인점으로부터 납품 제의를 받았다. 이 회사의 사장은 이마트의 눈치를 보던 끝에 묘수를 생각해 냈다.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다른 법인을 하나 더 만들어 경쟁사에 납품을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도 이마트의 완강한 압력에 결국 무릅을 꿇고 말았다. 이마트는 경쟁사에 납품을 할 경우 이마트 납품을 포기하라는 통보를 했고 이 회사는 결국 새로운 거래처를 포기하고 말았다. 이마트는 협력 업체들에게`먹고 살 만큼은 해줄 테니 경쟁사에게 이로운 행동은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항시 각인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정서는 하급 직원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깎듯한 매너와 탁월한 업무 능력은 이마트의 유전자를 결정 짓는 DNA로 자리잡아 일사불란한 분위기를 창출하고 있다. 더불어 어느 누구를 대하든 경우 밝지만 절대 손해보지 않는 전략적 처세도 핏줄을 통해 씨내림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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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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