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北, 분단후 처음 소방헬기 DMZ 진입 허용

얼어붙은 남북관계 봄날오나<br>조류독감 퇴치 장비·약품 제공도 공식 요청

북한이 8일 우리 군 당국이 요청한 소방헬기의 비무장지대(DMZ) 내 진입을 허용하고 조류독감 퇴치에 필요한 장비와 약품 제공을 우리측에 공식 요청,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접촉을 계기로 북핵 문제 등으로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에도 봄날이 올 것인지 주목된다. 북한은 이날 우리 군 당국이 고성 지역 DMZ 내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북측에 소방헬기 진입을 요청한 데 대해 이날 오후1시30분께 ‘헬기 진입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보내왔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북측은 “산불진화 작업에 동원된 인원과 소방장비들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지 않도록 대책을 취해달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이는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조치다. 우리측 소방헬기가 DMZ 안에 투입되는 것은 분단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안보회의(NSC)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남북관계에 상당히 의미 있는 조치”라며 “충돌ㆍ긴장ㆍ대립의 공간이라는 DMZ의 기존 개념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새로운 호혜적 전례와 사례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군 당국은 북측과 안전대책 협의를 거쳐 9일 오전 중에 산림청 헬기 등을 투입, DMZ 내에 발생한 산불진화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1월20일 강원도 저진 동북방 160마일 해상에서 파이오니아나야 침몰 사고 당시에도 남북연락관 접촉을 통해 해경 경비함은 물론 해경 초계기까지 북한해역을 통과해 해난구조 활동을 벌인 경험이 있어 이번 일을 계기로 인도적 남북협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앞서 북한 국가수의방역위원회는 이날 남측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앞으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북한 조류독감이 2월25일 발생했고 원인은 인체에 감염되지 않는 H7바이러스로 밝혀졌으며 병에 걸렸거나 의심되는 닭 21만여마리를 모두 매몰처리했다고 알려왔다. 아울러 우리측에 필요한 장비와 약품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남북대화에 냉랭한 태도를 보여온 북한이 연달아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함에 따라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남북교류가 활성화하더라도 범위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북핵 문제와 6자회담에 대한 포괄적 해법이 나오지 않는 한 본격적인 교류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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