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환율 속락… 시장개입 시점 저울질

‘수출경쟁력과 물가안정의 균형점은?’ 환율이 속락하고 있지만 외환당국은 요즘 거의 손을 놓고 있다. 원화강세로 수출에 차질이 오지 않을까 걱정은 되지만 물가안정을 생각하면 무턱대 고 환율방어에 매달리기도 어렵다. 환율이 떨어지면 유가와 원자재가 상승 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분이 상쇄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기회복세가 뚜렷 해진 일본 외환당국이 엔화강세를 방관하고 있어 우리만 노골적으로 시장개입을 하기도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정부가 이대로 환율을 시장에 맡겨두기만 하지는 않을 것 같다.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이‘엔 강세’와 ‘고유가’의 추이를 지켜보며 시장개입 타이밍을 저울질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국은 2일 달러 당 1,140원선을 지키기 위해 부분적인 달러 매수에 나서기는 했지만 아직은 공격 적인 시장개입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유가와 엔 강세가 한 풀 꺾이는 시점 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전까지는 환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 이 높다는 관측이다. ◇20일만에 3.4% 절상 =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이 가결된 지 난 달 12일 환율은 1,180원80전까지 올랐다가 2일 1,140원대 초반까지 떨어져 20일만에 달러 당 원화가치가 40원(3.4%) 가량 높아졌다. 정정 불안으로 인해 환율이 급등할 것을 걱정했던 것과 달리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기대치를 밑돌고 일본은 반대로 좋아지면서 달러 약세ㆍ엔 강세가 지속 된 데 영향을 받은 것이다. 물론 강력한 시장개입이 나왔다면 상황은 달라졌겠지만 지난 3월 한달 동안 외환당국은 거의 환율방어에 손을 놓고 있었다. 그 배경으로 ▦탄핵정국으로 인한 경제 불안 희석 ▦원유ㆍ원자재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완충▦일본 엔화 강세에 보조 맞추기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지난 달까지 수 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수출호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외환당국 이 여유를 갖게 한 배경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외환시장 안정용 국채 발행한도인 7조8,000억원 가운데 지난3월 초까지 4조원을 발행해 환율방어에 투입한 후 지금까지 추가발행을 하 지 않고 있다. ◇수출ㆍ물가 안정 사이 저울질 = 환율이 40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만큼 외환당국도 이제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재정경 제부 관계자도 2일 “일본과 경제 펀더멘털이 다른 만큼 엔화와 연동해 원 화환율이 움직일 이유가 없다”며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하락을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모처럼 구두 개입에 나섰다. 또 이 날 일부 대 행기관을 통해 달러를 사들여 1,140원선을 지키려는 노력도 보였다. 그러나 ‘확실하게 이 수준에서 환율을 방어하겠다’는 신호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고유가ㆍ엔강세 등 국외 변수가 워낙 크게 작용하다 보니 당국도 환율방어선을 명확히 책정하지 못하 고 있는 것 같다“며 “다음 주에도 엔 강세가 지속되면 1,140원 선에서도 어쩔 수 없이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정부가 당분간 엔화와 유가 추이를 지켜보며 ‘치고 빠 지기’식의 시장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엔화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만큼 일본 외환당국의 환율방어 움직임을 지켜보며 보조 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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