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의 공식 개막을 앞두고 올해도 전세계 외신들은 포럼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잇따라 쏟아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다보스:실패자들의 클럽(failures' club)'이라는 제목의 22일자 사설에서 다보스포럼이 전세계 문제에 대한 해결책에 전혀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때는 글로벌화ㆍ자유시장경제화라는 목표를 앞세워 세계 경제를 마음대로 주무르던 승리자들의 모임이었지만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보스포럼이 추구하던 경제모델은 이제 고장 났다고 가디언은 밝혔다. 또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우리가 틀렸다'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클라우스 슈바프 다보스포럼 회장이 최근 세계 최대 리스크가 '불평등'이라고 주장했지만 차라리 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그들 기업 내 임금 격차를 줄이라고 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보스포럼의 여성 참가자 비율이 지난 2년간 17%에 불과해 '남성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도 다보스포럼이 구체적인 목표도 없고 공식 성명 채택도 없이 끝난다는 점을 지적했다. 포럼 측은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하지만 정작 행동을 통한 실천은 없어 실제로 세상을 변하게 하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신문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 JP모건ㆍ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 은행이 지난해에도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 조작 및 돈세탁 등의 구설수에 올랐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CEO들을 다보스포럼에 보냈다고 밝혔다. 또 이들 은행을 규제할 각국의 중앙은행 총재와 금융감독 당국자들도 포럼에 참석하겠지만 규제 강화에 반발하는 은행들의 주장을 묵묵히 듣기만 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한편 다보스포럼에서 매년 쏟아져 나오는 각종 예측도 틀리기 일쑤라고 뉴욕타임스(NYT)는 꼬집었다. NYT는 대표적인 예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의 예언을 꼽았다. 게이츠는 2003년 포럼에서 구글에 대해 "구글 창업자들은 억만장자나 록스타가 되고 싶어하겠지만 2~3년 후에도 계속 사업을 할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10년이 지난 현재 구글의 CEO를 맡고 있다.
또 2011년 유럽에 불어닥친 경제 위기로 유로화가 존폐 기로에 섰을 때 크리스틴 라가르드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은 "유로존은 고비를 넘겼다"면서 유럽 주식이나 유로화를 매도하지 말자고 주장했으나 이후에도 유로존 위기가 고조된 만큼 반대로 투자한 투자자들은 이익을 얻었을 것이라고 NYT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