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주영회장 일행 방북 뒷얘기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 일행은 2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방문 뒷얘기를 자세히 설명했다. 이를 통해 북한의 실상과 남북경협에 대한 입장 등을 감지할 수 있다.◇남·북한 주민접촉 여전히 꺼린다= 금강산 관광을 하는데 버스기사와 안내원 모두 남쪽에서 들어간다. 현대측은 안내원만이라도 북한 사람들을 쓰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북은 끝내 거절했다. 현대측은 안내원의 북한 상주를 요청했는데 아직 대답이 없는 상태다. ◇장전항 주변 북한 군인들 남한 기술에 놀라고 있다= 장전항에는 9척의 준설선과 500여명의 남한 노동자가 상주하고 있다. 북한 군인들은 대형 준설선을 보고 입을 벌리며 놀래며 『장전항이 예전에는 북한 해군항이었는데 이제는 남한 현대항이 됐다』고 얘기했다. ◇김정일은 현대의 사업에 관심이 많다= 鄭회장 일행이 체육관 건립 얘기를 하니까 김용순 아태위원장에게 김정일은 『그때 말하던 실내체육관이냐』고 묻고 남북한 체육교류를 많이 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김정일이 현대의 대북사업에 관심을 갖고 상당한 보고를 받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김정일이 鄭회장일행을 부르지 않고 숙소인 백화원초대소로 직접 간데서도 이를 유추할 수 있다. ◇금강산 개발 의지를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김정일은 김일성 생존때 통천에 비행장을 건립해 일본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통일그룹과의 사업문서에 김일성이 직접 서명을 해준 것에서도 이를 유추할 수 있다. ◇지역단위의 독점권보다는 개별시설 및 사업에 대한 보장권을 주려한다=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사장은 『북한은 독점권이 홍콩과 같은 조차권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계약서상에 독점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데서도 이를 알 수 있다.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에 6년3개월 및 이후 장기간, 호텔에 대해 30년간, 장전항에 대해 50년간 보장을 해주는 것에서 볼 때 전체 독점권보다는 개별시설 및 사업에 대해 보장권을 주는 방향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식량난 외에 전력난도 심각하다= 김정일은 鄭회장 일행에게 『북한이 자난 2년반 동안의 가뭄 때문에 수력발전을 돌리지 못하고 석탄을 캐지 못해 화력발전도 돌리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또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는 현대측에 평양시내 전력공급을 위해 디젤발전기 5대 10만 KW분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김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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