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강북→ 강남 전세 옮기기… 집 사기보다 힘들어졌다

■서울 자치구별 전셋값 분석<br>강남·서초등2년새 최고 28% 껑충<br>강북권은 상승률 15%에도 못미쳐<br>학군·개발 편중현상이 양극화 키워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세시장에서도 '강남ㆍ북'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과거 매매가 상승기에 나타났던 양극화현상이 전세시장에서도 극명하게 재현되는 추세다. 내 집 마련은 고사하고 강북권에서 강남권으로 전셋집을 옮겨가는 것조차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26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민은행의 최근 2년간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별 주택 전셋값(아파트 및 연립ㆍ단독)을 분석한 결과 강남ㆍ서초ㆍ송파ㆍ양천구 등 강남권 인기지역은 모두 상승률이 20%를 훌쩍 넘었다. 반면 강북권 14개 자치구 가운데 상승률이 20%를 넘은 곳은 광진구 단 한곳에 그치는 등 강남권과 강북권이 큰 차이를 보여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강북→강남 이동, 집사기보다 어려워졌다=분석 결과 지난 2년간 전셋값 상승률이 20%를 넘은 자치구는 모두 9곳이었다. 광진구가 27.6%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ㆍ양천ㆍ영등포ㆍ강서ㆍ구로구가 21~24% 상승했다. 광진구의 경우 광역학군이나 접근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셋값 상승률 상위권을 모두 강남권이 차지한 셈이다. 반면 상승률이 15%에 미치지 못한 9개 자치구 중 금천구를 제외한 나머지 8곳은 강북권이었다. 금천구는 서울 지역에서 평균 집값이 가장 낮은 지역 중 한곳이다. 특히 평균 전셋값 상승률이 20%를 넘은 자치구들은 대부분 지난해 아파트 3.3㎡당 평균 전셋값이 서울시 평균(677만원ㆍ8월 기준)보다 높았던 곳들이다. 수요자들이 체감하는 전셋값 상승폭은 평균 상승률보다 훨씬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2년 동안 매가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에도 전세시장에서는 양극화가 더욱 커진 것이다. 이처럼 강남ㆍ북 전셋값 격차가 커졌다는 것은 결국 서민들이 내 집이 아닌 전세로조차 강남권으로 옮겨가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팀장은 "최근 서울시 각 자치구의 전세 가격 추이를 보면 인기지역에 수요가 집중되는 양극화현상이 두드러진다"며"교육 여건을 포함한 주거환경이 좋은 지역으로 쏠리는 최근 추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문제 해결 없이는 양극화 해소 불가능= 강남ㆍ북 간 '전셋값 양극화'현상은 교육ㆍ생활편의시설 등 주거환경의 차이와 서울시의 개발계획 등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다. 특히 '학군 수요'는 전셋값 양극화의 주범이다. 실제 강남ㆍ서초 등 8학군과 전통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송파ㆍ양천ㆍ강동ㆍ노원은 높은 전세가 상승률을 보였다. 각종 개발의 편중현상도 강남ㆍ북 격차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신도림동 일대 개발로 구로구가 강남권 못지않은 상승률(24.1%)을 보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학군, 개발에 따른 이주 수요, 주거환경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자치구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인기지역의 신규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고 기존 거주자도 가격 상승 부담을 이겨낼 수 없어 주변지역으로 옮겨가는 등 전세시장의 빈익빈 부익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