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발목만 보고 여자인줄 알았는데…
이른 추위·레트로 분위기 맞춰 털 부츠 앞다퉈 선봬스타일·보온성까지 갖춰 인기
심희정기자 yvette@sed.co.kr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부츠가 올겨울에는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유혹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젠더리스(성별 파괴) 열풍과 한파 예보가 겹치면서 스타일과 기능을 동시에 잡은 남성용 방한 부츠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남성들이 부담을 느끼던 '퍼(털)'소재가 남성 부츠에 적용돼 역대 가장 화려한 남성 부츠가 탄생했다.
케이스위스는 주력 아이템인 클래식 스니커즈에 퍼를 곁들인 남성 스니커즈 부츠를 올 시즌 처음 내놓았다. 퍼, 퀼팅, 융 등 3가지 종류의 안감을 적용해 뛰어난 보온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성욱 케이스위스 신발기획팀장은 "지난해까지 여성용 클래식 부츠에만 퍼가 있었는데 남성 소비자들의 요구로 올해는 남성용에도 퍼를 적용했다"며 "올 겨울 이른 추위와 업계에 불고 있는 레트로 트렌드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록달록 색상으로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랜드로바의 캔디 슈즈도 퍼 부츠로 새로 태어났다. 발 전체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퍼에 캔디를 연상시키는 스틸 블루, 라벤다, 옐로우 오렌지, 아쿠라 마린 등 톡톡 튀는 파스텔톤 색상을 입혀 스타일과 보온을 동시에 해결했다. 가볍고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고무창을 사용해 안정감도 높였다.
소렐이 선보인 '캐러부'는 발목 부문에 양털을 달아 따뜻한데다 완벽한 방수 기능까지 갖춰 겨울철 눈이 많은 외부의 수분으로부터 발을 보호해 준다. 23cm 높이의 미드컷 부츠로 밑창에 미끄럼 방지 기술이 적용된 통굽을 자랑한다.
복고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컬럼비아는 1993년 '대박'을 쳤던 '버가부츠 오리지널'을 재현해 2012년판 '버가부츠 오리지널 옴니히트'로 탄생시켰다. 클래식한 디자인을 그대로 살리고 보온 효과 및 불필요한 열기를 배출해 주는 기능으로 쾌적함을 주는 '옴니히트 리플렉티브' 기술력을 더했다.
크록스도 처음으로 워커 스타일의 남성부츠 '코블러 하이커 부츠'를 시즌 주력 아이템으로 소개했다. 자체 개발한 크로슬라이트 소재를 사용해 특유의 가벼운 쿠션감을 제공해 남성들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부츠의 단점을 최소화했다. 신발을 신을 때 편안함을 주는 마이크로피버 밑창을 사용해 오래 신어도 발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에스콰이아가 선보인 남성용 데저트 부츠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이 사막 주둔을 위해 신던 '사막 부츠'라는 닉네임을 가진 부츠로 스웨이드 재질에 구두 끈을 넣는 홀이 2개인 발목 높이 군화와 유사한 디자인의 신발이다.
슈즈 브랜드 소다는 처커 부츠(복사뼈를 살짝 가릴 정도 높이에 2~3개 구두끈이 있는 슈즈)를 비롯해 올해 인기 몰이 중인 워커 디자인까지 20여종이 넘는 남성 부츠를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