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에게는 안들리지만 10대들에게는 고막을 찢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고주파를 이용해 가게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10대들을 쫓아내는 환경정리기 발명가와 직장(直腸)에 손가락을 넣어 난치성 딸꾹질을 치료한 의사 등 10명의 과학자들이 올해 '이그 노벨 (Ig Nobel)상'을 수상했다.
올해 수상자 10명 가운데 8명은 상금도 없는 이 상을 타기 위해 자비를 들여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8일(현지시간) 열린 시상식에 참가했다. 과학 유머잡지 '엽기 연구 연보(Annals of Improbable Research)'가 지난 1991년부터 수여하는 이그 노벨상의 취지는 특이성을 고무하고 상상력을 찬양하며 과학과 의학, 기술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북돋우는 데 있다.
고주파 10대 퇴치기 '모스키토'를 발명한 영국인 랜돌프 블레이크는 "이 제품이 현재 전국의 매장과 지방 정부, 경찰, 일반 주택 등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이달중 미국에도 수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장 전문의인 프랜시스 페스미어 박사는 "20년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도해 본 직장 손가락 마사지가 심박동을 늦출 뿐 아니라 딸꾹질도 멈추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히고 "다시는 이런 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또 검안의 이반 슈왑 박사는 딱따구리가 쉴새없이 나무를 쪼아대면서도 두통을 앓지 않는 이유를 규명해 상을 받았다.
이와함께 쇠똥구리가 '똥'을 선택하는 까다로운 기준을 밝힌 와스미아 알-후티와 파텐 알-무살람 등 두 영양학자와 손톱으로 칠판 긁는 소리가 어째서 만인의 혐오의 대상인지를 밝힌 린 핼펀 등 음향학자, 단체 사진을 찍을 때 눈을 감은 채 찍힌 사람이 없도록 하려면 최소한 몇 장을 찍어야 하는 지를 계산한 닉 스벤손 등 수학자들이 진짜 노벨상 수상자들로부터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