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016380)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급락했던 동부그룹 회사채가 하루 만에 반등했다. 전날 손해를 우려한 개인이 대거 투매에 나섰지만 일부 투자자가 저가 매수의 기회로 여기고 만기가 얼마 안 남은 회사채 중심으로 베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5일 장내채권시장에서 7월7일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제철 172회 회사채 가격은 9,760원으로 전날보다 6.08% 올랐다. 전날 9% 넘게 가격이 급락했지만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회사채 수익률도 대폭 감소(회사채 가격 상승)했다. 전날 363.280%까지 치솟았던 수익률은 이날 167.827%로 줄었다. 거래대금도 17억5,575만원으로 전날의 10억1,900만원보다 크게 늘었다. 보통 신용 리스크가 있는 종목의 장내채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1억~2억원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개인 자금이 거래에 참여한 것이다. 장내채권시장은 대개 기관보다는 개인투자자가 이용한다.
8월26일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제철 173회 회사채 가격도 9,600원을 기록해 전날보다 5.5% 올랐다. 이날 거래대금은 9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전날 5%가량 하락했던 동부CNI(012030) 137회 회사채도 이날 소폭 반등했고 전날 19% 넘게 빠졌던 동부건설(005960) 257회 회사채도 3.7% 올랐다.
동부그룹 회사채 가격이 반등한 것은 자율협약에도 불구하고 만기 상환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개인들이 전날 가격이 급락한 틈을 타 저가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율협약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보다는 강도가 낮은 조치인 만큼 원리금을 받는 데 크게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채권 관계자들도 7월7일과 8월26일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제철 172회, 173회 회사채는 자율협약 체결로 원금과 약정이자를 받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기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전날 개인들이 동부그룹 채권 투매에 나섰지만 원리금 상환 가능성을 높게 보고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신용 이슈가 있는 기업에 투자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동부그룹 회사채 가격은 올랐지만 주요 동부 그룹 주식 가격은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폭락했다. 동부제철(-14.39%), 동부CNI(-14.5%), 동부건설(-14.9%) 등이 14% 이상씩 수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