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람코, 에쓰오일에 5조3,700억 쏜다

울산에 정유·석유화학 아우르는 대규모 시설 확충

피인수 23년간 매출 30배 증가·10대기업으로 성장

한국문화 이해 노력 등 외인투자 성공사례 자리매김



'매출 30배이상 증가, 10대기업으로 성장….'

세계 1위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인 아람코가 지난 1991년 8월 에쓰오일(옛 쌍용양회)에 투자하며 1대 주주가 된 뒤 23년간 바꿔놓은 변화다. 에쓰오일은 아람코 인수 당시 매출이 1조8,0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3년 31조1,500억원을 기록하며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10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한 국내 최초의 대형 고도화 시설을 선보였는가 하면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 규모의 파라자일렌생산시설 가동 등 국내 정유업계의 변화를 이끌어오기도 했다.

최근 에쓰오일 2대주주인 대한항공의 지분을 사들여 단독 대주주가 될 아람코가 올해 대규모 투자로 에쓰오일을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인수 23년째인 올해 에쓰오일은 50억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에쓰오일 최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칼리드 팔리흐 총재는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에쓰오일이 울산에 공장 확대를 위한 토지를 찾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50억달러(약 5조37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는 정유 부문의 고도화 시설, 석유화학 기반의 소재사업, 연구센터 구축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에쓰오일이 아람코 지분 투자 이후 많은 변화를 통해 성장해왔다"며 "이번 투자는 에쓰오일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대규모 투자"라고 말했다.

최대 주주인 아람코의 에쓰오일 투자는 지분 인수 이후 계속돼왔다. 아람코는 1991년 8월 4억달러를 투자해 당시 쌍용양회 지분 35%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의 지위를 현재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그간 에쓰오일은 3번에 걸친 대규모 투자를 통해 변신을 거듭해왔다.


우선 고도화 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첫번째다. 1997년 4월 벙커 C 크래킹 센터 종합 준공식이 열렸는데 당시 1조원을 들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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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화 시설에 대한 정유업계의 대규모 투자는 당시가 처음으로 그 뒤 국내 정유업계의 고도화 시설 붐을 견인했다. 1997년 12월 상업가동에 들어간 파라자일렌(PX) 시설은 당시 단일 규모의 최대 PX 생산시설로 평가 받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정유업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에쓰오일은 앞서 단행한 대규모 투자로 위기를 잘 극복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의 세 번째 변화는 온산공장 확장과 제2의 아로마틱 콤플렉스 상업 가동이다.

2011년 4월 총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제2 아로마틱 콤플렉스 건설 등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를 완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석유화학제품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하며 또 한번 도약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파라자일렌 생산 능력은 종전 연간 70만톤에서 180만톤으로 늘어났고 벤젠은 연간 30만톤에서 56만톤까지 증가했다.

아람코에서 선임한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들도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것도 돋보이는 부문이다.

외국인 CEO들이 한국 이름을 갖는 것이 전통처럼 굳혀지고 있다. 현 CEO인 나세르 알마하셔 사장은 한국 이름이 나세일이고 본관은 공장이 있는 울산이다.

공덕동 마포 사옥 등 4곳에서는 '구도일 무료 카페'가 운영 중이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료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먹을 수 있는 곳. 구도일 무료 카페 역시 에쓰오일 외국인 CEO 아이디어에서 나왔다는 후문이다.

올해는 아람코의 영향력 확대로 에쓰오일의 사업 역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에쓰오일은 사우디 국영기업이 한국에 투자한 국내 유일한 회사로 한편에서는 한국과 사우디를 연결시켜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아람코의 에쓰오일 투자가 외국 자본의 국내 기업 투자의 성공적 사례로 계속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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