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외국인 주주인 소버린(14.99%), 헤르메스자산운용(0.7%), 템플턴자산운용(1.79%) 등이 `SK글로벌 지원 반대`입장을 중심으로 뭉치는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이들은 특히 자신들의 이해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SK㈜ 경영권을 겨냥한 합동세력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높아 향후 SK㈜ 및 SK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권 향방 및 경영체제 등에 변화가 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현재까지 표면상 움직임을 주도하는 곳은 유럽계 헤르메스자산운용. 헤르메스는 지난 10일 SK글로벌 출자전환과 관련, 손길승 SK 회장 등 SK㈜ 사내이사 3명의 의결권 행사를 막아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S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소버린은 SK㈜의 최대주주지만 증권거래법에 따라 가처분 신청을 낼 자격이 안돼 헤르메스를 이용했을 수 있다”면서 “소버린은 주활동 무대인 영국 등 유럽에서 헤르메스 등과 폭넓은 교분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르메스가 법률대리인으로 변호사 6명의 소규모 로펌에 불과한 법무법인 명인을 선정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명인은 소버린의 법률자문을 지난 4일부터 맡아왔다.
아직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미국계 템플턴자산운용도 주목해야 한다. 템플턴은 지난 3월 말 SK㈜ 주총에서 글로벌 사태의 책임을 물어 사외이사 및 감사 재선임을 반대한 데 이어 최근에는 김창근 SK㈜ 사장에게 서한을 보내 SK글로벌 지원에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이들 외국인 주주들의 공통점은 SK㈜의 현 경영진에 대한 불신. 따라서 채권단과 SK그룹이 SK글로벌 출자전환을 최종 확정하면 연합전선을 구축해 SK㈜의 경영권 장악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굿모닝신한증권의 한 M&A 전문가는 “소버린 등 외국계 대주주는 언론플레이와 법적대응 등을 통해 SK경영진의 문제를 최대한 부각시키며 명분을 쌓은 뒤 주주총회를 소집, 자기측 인물을 경영진으로 선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K㈜ 소액투자자와 노조 등이 이미 소버린 등에 동조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