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박 터질 주식 미리 찍어드려요"

투자자 심리 기반, 실시간 주가예측 SW 개발<br>온라인상의 주식 관련 단어 분석해 미래 예견<br>3월중 이 SW 활용하는 헤지펀드 출범 예정



정신의학·IT접목 '주식 대박' 꿈꾼다 투자자 군중심리 분석 실시간 주가예측 SW 개발1년 4개월간 수익률 S&P500 지수 상승률 3배美피터슨 박사 내달 출범 헤지펀드에 활용 예정닷컴 열풍등 설명 불가능한 변수 많아 신뢰성 한계 양철승 파퓰러사이언스 기자 csyang@sed.co.kr 『자신이 산 주식이 언제까지 오를지, 또는 언제 하락할지 알 수 있다면 주식투자로 돈을 잃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어떤 주식이 상승할지까지 미리 안다면 대박 신화도 남의 일만은 아니게 된다. 이 꿈 같은 얘기가 머지않아 현실이 될지 모른다. 미국의 한 정신의학자가 투자자들의 투자성향을 분석, 미래의 주가를 실시간 예측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 1년4개월간 S&P500지수 상승률의 3배에 육박하는 수익을 기록하며 시뮬레이션을 성공리에 마친 이 소프트웨어는 오는 3월 중 출범하는 한 헤지펀드가 활용할 예정이다.』 ◇ 군중심리와 주가의 관계 지난 2001년 9ㆍ11사태 이후 뉴욕 증권거래소가 재개장했을 때 투자자들은 보험사 관련 주식들을 앞 다투어 매도했다. 9ㆍ11 피해자들에게 지급된 막대한 보상금이 보험사의 수익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경영권을 보유한 버크셔해서웨이조차 이 광풍에 휩쓸려 10일간 주가가 9%나 하락했다. 당시의 투자자들에게 이성적 판단이나 합리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루라도 빨리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강박관념만이 퍼져 있었다. 하지만 당시 주당 6만1,400달러까지 떨어졌던 버크셔해서웨이 주가는 현재 14만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이는 주식시장이 이성보다는 감성, 특히 군중심리에 지배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 텍사스대학 재정학과의 폴 테트록 교수는 “조금 과장하면 주식시장의 활황과 불황도 남이 사면 나도 사고 남이 팔면 나도 파는 군중심리의 산물”이라며 “모든 투자자는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지만 막상 눈앞에서 대중이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휘말려든다”고 설명한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경제적 행동을 할 때 이처럼 감정에 치우쳐 비이성적 판단을 내리는 것일까. 심리학자들은 그 원인을 ‘정보 부족’에서 찾는다. 투자에는 항상 불확실성이 전제될 수밖에 없는데 사람들은 가용 정보량이 부족해질수록 우수한 두뇌 대신 동물적 감성, 즉 본능에 충실하게 된다는 것. 동물들은 결코 좋은 투자자가 되지 못함에도 말이다. ◇ 투자자 심리 알면 돈이 보인다 그렇다면 집단 패닉을 일으킨 다수 투자자들로부터 현명한 소수를 구제해 이들에게 이익을 안겨줄 방법은 없을까. 사실 많은 정신의학자ㆍ신경학자ㆍ심리학자들은 이미 1980년대부터 이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다각적인 연구를 진행해왔다. 심리학을 투자자 행동에 적용시켜 수익 모델을 찾는 일명 ‘뉴로 인베스팅(neuro-investing)’이 그것. 경제학자이자 행동과학자인 리처드 탈러 박사의 경우 1990년대 중반 ‘풀러&탈러 자산운용’이라는 회사를 세워 자신의 이론을 직접 실물경제에 적용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대중의 심리적 요인에 근거한 투자 모델을 만들어냈는데 일반투자자들이 이성을 잃고 집단행동을 할 때 미래가치에 기반을 둔 투자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많은 수익을 창출했다. 하지만 이 회사도 닷컴 거품이 붕괴되던 2000년대 초 큰 손해를 입었다. IT주에 심각한 거품이 있음은 알았지만 그 거품이 언제 꺼질지를 알 수 없었던 탓이다. 실제 기존의 행동재무론은 투자자의 행동예측에는 유용하지만 시장 흐름이나 주식 매수ㆍ매도시점 등 정말 궁금한 사안에 대한 대답을 해줄 수는 없었다. 미국인 정신과학자 리처드 피터슨 박사는 자신이 이 난제를 풀 도구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가 2006년 웹2.0의 개발자를 포함해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몇몇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한 ‘실시간 주가예측 소프트웨어(SW)’가 바로 그것이다. ◇ 실시간 주가 예측 소프트웨어 이 SW는 기자, 투자분석가, 유명 블로거들이 나눈 주식 관련 대화를 분석해 투자자들의 미래 투자성향을 예측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특정 주식의 주가변동을 예견해 알려준다. SW의 지시만 따르면 투자자들이 몰려들기 전에 주식을 사고 이들이 빠져나가기 직전에 매각, 최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이 SW는 주식시장 동향에 대해 매일 쏟아져 나오는 온라인 콘텐츠들을 검색, 거기에 적힌 수백만개의 단어를 일일이 분석한다. 그리고 비중 있게 다뤄진 단어들을 분류해 과거에 그 단어가 중요하게 부각된 시점에 주식시장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파악, 주식의 미래 주가를 점친다. 과거의 점괘와 실제 사건 간의 상관관계를 역추적해 새로운 미래를 예언하는 셈이다. 일단 이 SW는 2006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진행된 시뮬레이션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무작위로 고른 20개사 중 투자자들의 주가상승 기대치가 높은 2개사와 전혀 없는 2개사를 선정, SW의 예측대로 투자를 단행했는데 34%의 고수익률을 기록한 것.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13%의 상승을 기록했다. 피터슨은 “SW는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주가가 20%나 떨어졌던 야후 주식의 몰락과 비판적 견해가 대부분이었던 시스코 주식의 상승(15%), 그리고 그 시점을 정확히 예견했다”며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를 보고 돌아와 투자하는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 냉엄한 현실에 맞선 도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오는 3월 중 정신의학과 IT기술이 접목된 이 SW를 활용, 마켓사이이캐피털(MarketPsy Capital)이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할 계획이며 이 헤지펀드를 운용할 종잣돈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물론 현재로서는 이 펀드가 피터슨의 기대처럼 대박을 터뜨릴지 확신할 수는 없다. 4개가 아닌 수십~수백개의 주식을 대상으로 SW가 완벽한 예측을 하는 데는 아직 기술적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의 검색엔진은 SW의 예측에 필요한 충분한 데이터를 모으는 데 한계가 있으며 모든 주식 관련 단어에 대한 신뢰성 있는 역사적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더욱이 현실세계에는 닷컴 열풍 등 절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변수들이 셀 수 없이 많다. 피터슨도 이를 인정한다. 하지만 문제를 직시하고 개선해나가고 있는 만큼 SW의 예측 정확도는 계속 정교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마켓사이캐피털의 성공이 뉴로 인베스팅 추종자를 양산하거나 무조건 다수 대중의 움직임에 반하는 투자를 유행시켜 주식시장에 큰 혼란이 초래될 우려는 없을까. 적어도 그 부분만큼은 안심해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탈러 박사는 “군중심리는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면서부터 갖게 된 뿌리 깊은 비합리적 습관”이라며 “인류가 이른 시일 내에 그 본능을 떨치고 현명해질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주가 예측 SW 메커니즘은 온라인상 주식관련 콘텐츠 역사적 분석 특정기업과 상관관계 추적 미래주가 점쳐 금융시장 예측기업인 엘리엇 웨이브 인터내셔널사의 로버트 프래처 사장은 지난 2001년 '인간의 군중심리가 주식투자에 가장 치명적 장애물'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다소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의 주장은 지금도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거의 매일같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실제 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은 주가지수가 오를 때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주가지수가 떨어지면 자금을 회수한다. 실망스러운 것은 펀드매니저 같은 전문가들조차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도 대중과 마찬가지로 시장 흐름에 몸을 맡긴 채 떠밀려 다니기 일쑤다. 전문투자기업들의 자산 중 현금 보유량이 주식시장 활황 때는 줄어들고 불황 때는 늘어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리처드 피터슨이 개발한 주가예측 소프트웨어는 이 같은 군중심리를 활용, 주식의 매수ㆍ매도 시점을 정확하게 예측함으로써 최대의 수익을 창출하도록 도와준다. 기본 메커니즘은 뉴스, 블로그 포스트, 기업분석 보고서 등 온라인상에 공개된 주식 관련 콘텐츠의 끊임없는 분석이다. 우선 '파산' '신뢰' '위기' '개선' 등 특정 키워드의 노출빈도와 출처, 실제 시장동향을 파악한다. 그런 다음 이 단어들이 과거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역사적으로 분석한 후 이를 토대로 특정 기업의 주식의 수익률을 산출한다. 주식 수익률은 그 주식을 설명하기 위해 어떤 단어가 얼마나 자주 사용됐는지, 해당 주식이 현재 어떤 수익률 단계로 분류돼 있었는지에 따라 -5(추가 상승 가능)에서 +5(추가 하락 가능)까지 정해진다. 피터슨의 소프트웨어는 바로 이 정보를 특수 알고리듬에 넣어 어떤 기업의 주식이 오를지 시간별로 예보한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식은 +2에서 -2 사이인데 이 범주를 벗어난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푸른선은 소프트웨어의 주가예측, 붉은선은 실제 주가의 움직임이다. 피터슨의 소프트웨어는 주가하락 시점(노란색 부분)을 정확히 예측해 투자자들에게 적절한 행동을 취하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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