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社 처리·수입제한 향방 촉각철강업계는 ㈜한보, 한보철강, 기아특수강 등 부실 철강업체들의 처리와 연초에 극심했던 세계적인 철강제품 수입제한 추세가 어떻게 진행될 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부실 철강기업들이 각자 주인을 찾아 정상화로 진행될 경우 업계 전반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며,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철강제품 수입제한이 하반기부터 완화될 경우 수익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실 철강기업 처리
연산 100만톤 규모의 철근을 생산하고 있는 ㈜한보 부산 제강소는 지난달말 일본의 야마토공업이 강력한 인수의사를 밝히면서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야마토 공업은 부산제강소의 인력을 그대로 승계하고 1,420억원의 인수대금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계약 보증금도 완납했다. 야마토공업은 정밀실사를 거친 후 이달 중순께 최종매각대금을 산정해 8월말께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한보철강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AK캐피탈은 당진공장에 현장 실사작업을 마무리한 후 최종 인수대금 조절 등에 대한 서류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AK캐피탈은 존 코렌티 버밍엄 스틸 사장과 해외 회계법인 등과 정밀한 실사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8월까지 매매대금에 대한 조정작업을 진행한 후 한보철강 채권단에 매각 가격 조정 요청을 할 예정이다.
AK캐피탈은 실사결과를 반영해 입찰금액인 4억100만달러의 상하 9.3% 범위 내에서 최종매입대금을 조정할 방침이다.
AK캐피탈의 자금조달 능력에 대해 일각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AK캐피탈이 안되더라도 올 2ㆍ4분기에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지난 6월 경상이익을 내는 등 경영여건이 좋아져 연내 매각에는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기아특수강의 경우 포스코 계열의 창원특수강과 외국 업체 등이 최근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수의향을 밝힌 업체들은 오는 20일부터 3주간 실사를 마친 후 다음달 중순에 최종 제안서를 제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예정이다.
◆세계적인 철강 수입제한 추세 향방
연초 미국이 최대 30%에 달하는 수입 관세 추가 부과로 시작된 세계적인 철강제품 수입제한 추세가 어떻게 진행될 지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이 최근 일부 철강품목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조치를 해제하면서 EU, 중국, 일본 등과의 쌍방향 수입철강제품 제한 분위기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세이프가드 조치에서 제외된 품목이 전체 미국 수입량의 1%도 안되고, 다국적 유럽계 철강회사인 아셀로르 등 극히 일부 철강업체에만 혜택이 돌아가 아직도 앙금이 잔존하고 있다.
EU와 일본 등은 미국에 대해 추가로 세이프가드 품목을 대폭 완화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으며,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분쟁처리 위원회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등 미국에 대한 창을 거두지 않고 있어 보호무역 추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내수가 급증하면서 수출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막을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세계적인 철강수입규제 분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철강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최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