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MVP 라미레스

무려 86년 동안 시달렸던 `밤비노의 저주'를 푼주역은 바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강타자 매니 라미레스(32)였다. 라미레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미국프로야구월드시리즈 4차전까지 공수에서 펼친 맹활약을 인정받아 생애 첫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라미레스는 이날 4타수 1안타 1볼넷에 그쳤지만 4차전까지 플레이오프 17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지난 99년 데릭 지터(양키스)가 세운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등 고감도 타격을 자랑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MVP는 2차전때 부상 투혼 속에 승리투수가 된 커트 실링과 고비마다 한방씩을 책임진 데이비드 오티스 등이 거론됐지만 결국 우승의 분수령인 3차전의 수훈갑인 라미레스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라미레스는 4차전을 바로 앞두고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해 양대리그의 최고타자에게 주는 `2004행크아론상'을 받았기 때문에 이날 MVP 수상으로 벌어진 입을다물지 못했다. 올해 아메리칸리그 홈런왕(43개)인 라미레스는 찬스에 강해 보스턴의 코칭스태프는 4번 타자인 오티스보다 오히려 큰 기대를 걸었다. 뉴욕 지역 신문 `스타레저'조차 양키스가 보스턴과 리그 챔피언십을 꺼려하는이유를 거론하며 `밤비노의 저주'를 풀 인물로 유일하게 라미레스를 지적했을 정도로 타구단의 경계대상 1호였다. 95년과 97년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정작 우승컵과인연을 맺지 못했던 라미레스 또한 이번 `가을축제'에 대한 각오가 남달랐다. 세인트루이스와의 1차전에서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포문을 연 라미레스는 3차전에서 고대하던 홈런포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보스턴의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경기 초반 불안한 투구 내용을 보이는 가운데 라미레스는 1회 선제 솔로포로 기선을 제압해 3연승의 토대를 마련한 것. 또 1회 1사 만루의 위기에서 홈으로 파고들던 3루 주자 래리 워커를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는 등 수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비록 4차전은 트롯 닛슨이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러 가장 눈에띄었지만 월드시리즈 MVP는 대회기간 17타수 7안타(타율 0.412) 4타점으로 팀 배팅에 충실했던 라미레스의 차지였다. 라미레스는 "나는 밤비노의 저주를 믿지 않는다. 운명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바로 그렇게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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