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5월 15일] 선거 空約 따져보기

SetSectionName(); [기자의 눈/5월 15일] 선거 空約 따져보기 이승현 기자(국제부) pimple@sed.co.kr

지난해 9월 전세계적인 관심을 끌며 출범한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은 왜 불과 8개월 만에 존립위기까지 몰리게 됐을까. 민주당 내각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경제문제에서 비롯됐다. 인구 고령화와 높은 청년실업, 엄청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등의 여파로 만성침체에 시달리는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고 있다. 일본 국민들은 답답한 현실을 바꿔 보고자 54년 만에 집권세력을 갈아치웠지만 어느 것 하나 신통치 않은 모습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민주당은 자민당 독주에 대한 염증, 개혁에 대한 열망 등에 힘입어 집권에 성공했다. 민주당의 실패는 어쩌면 여기에서 시작됐다. 국민의 엄청난 지지를 마치 자신에 대한 지지라고 오해했고 이 과정에서 '국민지지만 있으면 못할 게 없다'는 터무니없는 자신감과 안일함으로 실현 불가능한 공약들을 마구 쏟아냈다. 대표적인 게 자녀보육 수당지급, 고속도로 요금 무료화, 소비세율 동결 등이다. 오키나와 후텐마 비행장 기지 이전 문제도 마찬가지다. 하토야마 총리는 과연 사전에 대책을 세우고 나서 "미국에게 후텐마 기지에 대한 양보를 얻어내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을까. 최근 총선으로 정권이 교체된 영국은 다른 모습이다. 영국 국민들도 노동당의 13년 장기집권과 무능함 등으로 정권교체를 원했지만 상대당인 보수당에 무조건 선물을 주지는 않았다. 대신 양당제 구도가 확립된 영국에서 자유민주당이라는 새로운 세력에 지지를 보냄으로써 노동당에는 경고를 보냈고 보수당에는 안주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아직 영국의 미래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보수당은 적어도 일본 민주당처럼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들을 남발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도 지방선거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각 당의 공약을 잘 살펴보면 '빈 약속'이 될 게 뻔한 것들이 많다. 일본 국민들처럼 헛된 기대감에 나중에 실망하지 않으려면 냉철한 이성을 발휘해야 한다.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셜이 남긴 '따뜻한 마음, 냉철한 이성'이라는 말을 기억하자.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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