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섬유업계가 한국 등 아시아 섬유수출국을 겨냥, 긴급무역규제(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것을 미 행정부에 요구했다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워싱턴 무역관이 29일 밝혔다.워싱턴 무역관에 따르면 미 최대의 섬유관련 단체인 ATMI(American Textile Manufacturers Institute)는 최근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수입 증가로 미국내 섬유업계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며 미 정부가 통상법 201조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것을 주장했다.
ATMI는 '위기에 처한 미국의 섬유산업(Crisis in US Textile)'이란 보고서를 통해 미 행정부가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에 착수해 해외 섬유수출업체나 수출국의 불법적 덤핑이나 보조금 공여 행위를 제지하는 한편, 원산지 위조행위 적발과 해외 시장 개방을 추진해나갈 것을 강력 요구했다.
미 섬유업계가 이처럼 강경한 주장을 펴는 것은 것은 지난 97~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환율하락 등에 힘입어 아시아의 대미 섬유수출이 80%나 증가한 데 따른 미국내 업체들의 경쟁력 상실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개월간 미국내 100여개의 섬유 공장이 폐쇄되고 전체 고용인원의 10%에 달하는 6만명이 일자리를 잃는 등 50년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는 것.
지난해말 현재 미국의 섬유(의류포함) 수입 규모는 총 717억 달러로, 한국의 경우 지난 한해 30억 달러를 수출해 금액 기준으로 미 수입시장 점유율 5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ATMI가 산업피해의 주범으로 지목하는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중국, 홍콩에 이어 세번째에 올랐다.
홍현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