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8일로 탈북 20년 맞는 김만철씨의 ‘기구한 인생’

사기 3번 당해… 임시건물서 살아

지난 1987년 일가족 10명과 함께 탈북해 첫 가족단위 탈북사례를 기록한 김만철(67)씨. 오는 8일이 올해로 탈북한 지 20년이 되는 김씨는 최근 우울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 3차례에 걸쳐 사기를 당한 끝에 가진 재산을 거의 날리고 지금은 경기도 광주 산골에 임시건물을 짓고 살고 있다. 귀순 후 강연활동과 신앙 생활에 매진하던 김씨는 벌어들인 돈으로 경남 남해에 기도원을 세웠다. 그러나 기도원 운영을 맡았던 목사가 2억원을 대출받고 해외로 도주하면서 결국 기도원을 헐값에 매각해 어렵게 은행 빚을 갚았다. 지난 2004년 교회에서 알게된 K씨에게 부동산 중개 수수료명목으로 3,000만원을 건냈으나 K씨가 중개인에게 돈을 건내지 않았다. 결국 김씨가 K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해 횡령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김씨의 시련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김씨는 지인 소개로 제주도에 부동산 투자를 했으나 이 땅이 실제 산 가격에 못미치는 가치를 지닌 것을 나중에 알았다. 김씨는 "기획 부동산에 사기를 당한 것 같다"며 고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귀순 20주년 소회를 묻자 "사기꾼들이 하도 많아 얼떨떨하고 살기가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장준오 박사와 청주대 사회학과 이정환 교수가 펴낸 `북한 이탈주민의 범죄피해 실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자의 사기 피해율은 21.5%로 우리나라 전체 사기 피해율 0.5%의 4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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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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