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사라진 '18K 제품'

금값 치솟자 순도 낮은 14K로 수요 급속 이동


금값이 치솟으며 시중에 18K(Karat)제품이 사라졌다. 혼수예물을 하더라도 한 돈(3.75g)에 10만원대의 18K제품을 사용하기보다 7~8만원대의 14K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24일 종로 귀금속 도매상가 등에 따르면 혼수예물의 20~30%를 차지하던 18K 제품의 수요가 급감하며 아예 상가내에 18K제품들이 자취를 감췄다. 광은 귀금속 도매상가의 김재현씨는 “혼수예물에서 다이아몬드 등 다른 보석들은 그대로 하더라도 반지나 목걸이에 사용되는 금은 14K로 한단계 낮춘다”며 “일부 가게에서는 아예 18K제품을 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30세대의 커플 링의 소재 정도로 여겨지던 14K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순금 가격 상승에 따라 순금이 75% 들어간 18K의 소매 가격이 10만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24일 현재 도매시장의 금 시세는 순금이 11만8,910원, 18K가 9만8,100원, 14K가 7만6,600원이다. 소매가가 도매가의 10% 정도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는 18K는 10만7,910원, 14K는 8만4,26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14K 제품이 인기를 끌며 소폭이긴 하지만 순금이나 18K보다 가격상승률도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순금과 18K의 도매가는 19% 상승했고 14K는 20% 올랐다. 18K의 수요가 사라지며 14K의 환급성도 18K제품보다 더 좋다. 24일 기준으로 18K제품을 되팔 때 6만8,000원을 받아 도매가 기준으로 3만100원을 손해 보지만 14K는 되팔 때 5만2,800을 받아 2만3,800원을 밑진다. 시계ㆍ주얼리 업체들도 순금 가격 상승에 18K제품의 비중을 줄이고 14K를 제품을 늘리는 한편 10K등 순금 함유량이 적은 제품들의 비중도 늘리고 있다. 이랜드의 시계ㆍ주얼리 브랜드인 로이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새롭게 선보인 10K 제품이 좋은 반응을 보임에 따라 올해는 제품비중을 지난해보다 10%가량 늘렸다”고 말했다. 치솟는 금값에 귀금속 상가의 풍속도도 변하고 있다. 과거 종로 귀금속 상가를 찾는 대부분 고객들이 예물이나 기념품, 선물 등을 샀다면 금 값이 계속 오르며 재테크의 수단으로 가공되지 않는 순금 바(bar)를 찾는 고객도 부쩍 늘고 있다. A 귀금속 상가 사장은 “하루에 1~2개도 팔기도 힘들었던 순금 바가 최근에는 많이 팔릴 때는 20개 정도도 팔린다”며 “혼수예물로 순금 바를 찾는 고객들도 간간히 있다”고 말했다. 집안에 가지고 있던 금붙이들을 팔려고 나오는 사람들도 늘었다. 종로 귀금속 상가 상인들은 금을 팔려고 상가를 찾는 고객이 1년 전에 비해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순금뿐만 아니라 14K, 18K는 물론 목걸이, 팔찌, 금 거북이, 두꺼비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가져오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전한다. 한편 국제 금 가격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 4월 인도분 가격 기준으로 온스당 949.20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가격은 안전투자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리며 올 들어서만 11번이나 사상최고치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캐럿(Karat)이란

순금 함유량의 측정하는 단위이다. 고대 보석의 무게를 재던 캐롭나무의 열매의 이탈리어인 카라토(Carato)에서 파생됐다. 24K는 순금의 함유량이 99.9%이며 18K는 75%, 14K는 58.5%, 10K는 41.60%의 순금에 은, 동, 아연, 니켈 등과 혼합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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