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기불안속 경상적자 지속

경상수지가 지난 달에도 15억3,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이후 계속되는 적자 행진이다. 경상수지가 석달 연속 적자를 내기는 외환위기를 맞기 전인 1997년 말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올들어 지난 달까지 경상수지는 26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8억8,000만달러의 흑자를 낸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가능할 지 조차 걱정이다. 한국은행은 5월에는 10억달러 정도의 흑자가 나고 연간으로도 흑자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경상수지 적자원인을 들여다보면 결코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원高와 고유가 등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세로 수출증가세는 둔화되고 수입증가세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출은 25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늘었으나 수입은 242억달러로 13.7%나 증가했다. 수입증가세가 수출을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해외여행과 유학ㆍ연수 등으로 지출하는 서비스수지는 갈수록 증가해 경상수지악화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너무 많은 외환보유액이 경제에 짐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경상수지가 어느 정도 적자를 내는 것은 환율안정 등 긍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그 부작용은 예상보다 크다. 무엇보다 수출둔화와 수입증가는 국내 제조업기반을 무너뜨려 소비와 고용 등에 부담을 주게 된다. 서비스산업의 둔화도 걱정스럽다. 앞으로가 더 큰 걱정이다. 대외여건은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국내상황은 선거정국으로 치달으면서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계경제는 지금 부동산ㆍ주식ㆍ상품시장 등에서 자산 버블붕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긴축 등으로 세계경제가 위축될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이다. 석달 연속 계속되는 경상수지적자를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적자가 지속될 경우 경제심리가 냉각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대내외 환경변화를 반영해 거시경제 운용 틀을 재점검 함으로써 경기하강은 물론 경상수지 건전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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